해석학
V. 미분 · 13/16

테일러 정리

라그랑주 나머지항을 가진 다항식 근사

읽음 0/0 갱신 2026-06-30

개요 — 동기·문제의식

미분가능성은 함수를 한 점 근방에서 직선(접선)으로 근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 1차 근사다. 그런데 직선 근사는 보통 빠르게 부정확해진다: 곡률이 큰 함수일수록 접선에서 멀어질수록 오차가 커진다. 자연스러운 질문은 "더 높은 차수의 다항식으로 근사하면 더 정확해지는가, 그리고 그 오차를 정량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가"이다. Taylor 정리는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그 답을 계산 가능한 오차 한계의 형태로 준다 — 단순히 "근사가 좋아진다"는 정성적 진술이 아니라, 정확히 얼마나 좋아지는지를 $n$ 계 도함수의 크기로 한정한다. 이 정리는 미적분의 가장 강력한 "근사 도구"로, 수치해석(Newton 법), 극값 판정(2차 도함수 판정법), 함수의 볼록성, 그리고 거듭제곱급수로의 무한 확장까지 모두 이 한 정리에서 출발한다.

직관

Taylor 정리의 핵심 그림은 "점점 더 많은 정보를 사용해 점점 더 정확한 다항식 모형을 만든다"는 것이다. $0$차 정보(함숫값 $f(a)$)만 쓰면 상수함수 근사, $1$차 정보(접선의 기울기 $f'(a)$)까지 쓰면 직선 근사(접선), $2$차 정보($f''(a)$)까지 쓰면 포물선 근사 — 이렇게 차수를 올릴수록 $a$ 근방에서 원함수의 모양(기울기, 곡률, …)을 점점 더 많이 따라가는 다항식을 얻는다. 평균값 정리가 "$f(b)-f(a) = f'(c)(b-a)$"로 1차 변화량을 어떤 점의 도함수로 정확히 표현했듯이, Taylor 정리는 $n-1$차 다항식 근사의 오차(나머지)를 어떤 점의 $n$계 도함수로 정확히 표현한다 — 그래서 Taylor 정리는 "고차 평균값 정리"라 불린다. 핵심은 오차항이 애매한 $O(\cdot)$ 가 아니라 구체적인 점 $c$ 에서의 $f^{(n)}$ 으로 주어진다는 것 — 이 정밀성이 오차의 정량적 한정을 가능케 한다.

정의

$f$ 가 $a$ 와 $x$ 를 포함하는 구간에서 $n$ 번 미분가능하다고 하자(즉 $f^{(n-1)}$ 이 그 구간에서 존재하고 미분가능). Taylor 다항식

$$P_{n-1}(x) = \sum_{k=0}^{n-1} \frac{f^{(k)}(a)}{k!}(x-a)^k$$

은 $a$ 에서 $f$ 와 $0,1,\dots,n-1$ 계 도함수가 모두 일치하는 유일한 $n-1$차 다항식이다. 나머지(remainder) $R_n(x) = f(x)-P_{n-1}(x)$ 는 $a$ 와 $x$ 사이의 어떤 점 $c$ 에 대해 다음 두 형태로 쓸 수 있다:1

형태 표현 요구조건
Lagrange 형태 $R_n = \dfrac{f^{(n)}(c)}{n!}(x-a)^n$ $f^{(n)}$ 이 구간에서 존재
적분 형태 $R_n = \dfrac{1}{(n-1)!}\displaystyle\int_a^x (x-t)^{n-1} f^{(n)}(t)\,dt$ $f^{(n)}$ 이 적분가능
Cauchy 형태 $R_n = \dfrac{f^{(n)}(c)}{(n-1)!}(x-c)^{n-1}(x-a)$ $f^{(n)}$ 이 구간에서 존재(다른 $c$)

$n=1$ 이면 Lagrange 형태는 정확히 평균값 정리 $f(x)=f(a)+f'(c)(x-a)$ 로 환원된다.1

주요 정리

정리 1 (Taylor — Lagrange 나머지, Rudin §5.15). $f^{(n-1)}$ 이 $[a,x]$ 에서 연속, $f^{(n)}$ 이 $(a,x)$ 에서 존재하면, $a$ 와 $x$ 사이의 어떤 $c$ 에 대해

$$f(x) = \sum_{k=0}^{n-1}\frac{f^{(k)}(a)}{k!}(x-a)^k + \frac{f^{(n)}(c)}{n!}(x-a)^n.$$

증명 보기

증명 스케치 (일반화 MVT 응용). 보조함수 $M$ 을 $f(x) = \sum_{k=0}^{n-1}\frac{f^{(k)}(a)}{k!}(x-a)^k + M(x-a)^n$ 을 만족하도록 정의하고, 또 다른 보조함수 $g(t) = f(t) - \sum_{k=0}^{n-1}\frac{f^{(k)}(t)}{k!}(x-t)^k - M(x-t)^n$ 을 구성하면 $g(a)=g(x)=0$. Rolle의 정리를 $g$ 에 반복 적용($g'(a)=0$ 이 되도록 $g$ 를 설계했으므로 $g, g', \dots, g^{(n-1)}$ 에 차례로 Rolle을 적용)하면 $g^{(n-1)}$ 이 두 점에서 $0$ 이 되는 어떤 구간이 나오고, 거기에 다시 한번 Rolle을 적용해 $g^{(n)}(c)=0$ 인 $c$ 를 얻는다. $g^{(n)}(t) = f^{(n)}(t) - n!M$ (나머지 항들이 미분으로 망원소거)이므로 $M = f^{(n)}(c)/n!$.1

정리 2 (적분 형태, FTC의 반복 적용). $f^{(n)}$ 이 연속이면

$$R_n(x) = \frac{1}{(n-1)!}\int_a^x (x-t)^{n-1}f^{(n)}(t)\,dt.$$

증명 보기

증명 스케치. $n=1$ 일 때 $R_1(x)=f(x)-f(a)=\int_a^x f'(t)\,dt$ 는 FTC 제2형 그 자체. 귀납적으로, $R_n$ 에 부분적분을 적용하면 $R_n(x) = \int_a^x \frac{(x-t)^{n-1}}{(n-1)!}f^{(n)}(t)\,dt$ 가 $R_{n+1}$ 형태로 정확히 한 단계 전진하는 항등식을 얻어, 귀납법이 닫힌다 — Lagrange 형태는 이 적분에 적분의 평균값 정리($(x-t)^{n-1}$ 이 부호 불변이므로)를 적용한 특수경우로 재해석할 수 있다.

정리 3 (오차 한정). $[a,x]$ 에서 $|f^{(n)}(t)|\le M$ 이면 $|R_n(x)| \le \dfrac{M}{n!}|x-a|^n$. (Lagrange 형태에서 즉시.)

정리 4 (2차 도함수 판정법, Taylor의 응용). $f'(a)=0$, $f''$ 가 $a$ 근방에서 연속이고 $f''(a)>0$ 이면 $f$ 는 $a$ 에서 극소. 증명 스케치. $n=2$ Taylor: $f(x)=f(a)+f''(c)(x-a)^2/2$($f'(a)=0$ 이므로 1차항 소거). $f''$ 의 연속성으로 $a$ 근방에서 $f''>0$ 이 유지되므로 $x\ne a$ 근방에서 $f(x)>f(a)$.

정리 5 (볼록성 판정). $f''>0$ on 구간 $I$ 이면 $f$ 는 $I$ 에서 볼록(convex). 증명 스케치. 임의의 $a,x\in I$ 에서 $n=2$ Taylor: $f(x)=f(a)+f'(a)(x-a)+\frac{f''(c)}{2}(x-a)^2 \ge f(a)+f'(a)(x-a)$ — 즉 그래프가 모든 접선 위에 있다는 볼록성의 동치 조건.

정리 6 (Newton 법의 2차 수렴). $f(r)=0$, $f'(r)\ne0$, $f''$ 가 $r$ 근방에서 유계라 하자. Newton 반복 $x_{n+1}=x_n - f(x_n)/f'(x_n)$ 에서 $x_n$ 이 $r$ 에 충분히 가까우면 $|x_{n+1}-r| \le C|x_n-r|^2$ (어떤 상수 $C$). 증명 스케치. $f(r)=f(x_n)+f'(x_n)(r-x_n)+\frac{f''(c)}{2}(r-x_n)^2=0$ 을 $f'(x_n)$ 으로 나누고 Newton 반복식을 대입하면 $x_{n+1}-r = -\frac{f''(c)}{2f'(x_n)}(x_n-r)^2$ — 오차가 제곱으로 줄어드는 2차 수렴.

예제

예제 1 ($e^x$ 의 Taylor 전개). $f^{(k)}(0)=1$ 모든 $k$ 에서이므로 $e^x = \sum_{k=0}^{n-1}\frac{x^k}{k!} + \frac{e^c}{n!}x^n$, $c\in(0,x)$. $x$ 고정하고 $n\to\infty$ 이면 $\frac{e^c}{n!}x^n \to 0$(계승이 지수보다 빠르게 자람) — 이로써 $e^x = \sum_{k=0}^\infty x^k/k!$ 의 전개가 정당화된다.

예제 2 ($\sqrt{1+x}$ 의 근사와 오차 한정). $f(x)=(1+x)^{1/2}$ 이면 $f(x) \approx 1+\tfrac12 x - \tfrac18 x^2 + \cdots$. $f'''$ 의 유계성을 이용해 $|x|<0.1$ 일 때 2차 근사의 오차가 $10^{-3}$ 이하임을 정리 3으로 정량적으로 보일 수 있다.

예제 3 (Lagrange 나머지로 $e$ 의 근사 오차 추정). $x=1$, $n=5$ 항으로 $e \approx \sum_{k=0}^{4} 1/k! = 2.708\overline{3}$. 오차 $R_5 = e^c/5!$, $c\in(0,1)$ 이므로 $|R_5| < e/120 < 0.0227$ — 명시적 상한.

예제 4 (변곡점에서 Taylor 정리가 침묵하는 경우). $f(x)=x^4$ at $a=0$: $f'(0)=f''(0)=f'''(0)=0$, $f^{(4)}(0)=24>0$. $n=2$ Taylor로는 $f''(0)=0$ 이라 정리 4가 적용되지 않지만($f''(a)>0$ 조건 실패), $n=4$ 까지 가면 $f(x)=x^4>0=f(0)$ ($x\ne0$) — 더 높은 차수까지 가야 극값 판정이 가능한 사례. 0차가 짝수이고 양수인 첫 비영 도함수가 극소를 결정하는 일반 패턴.

예제 5 (반례 — 모든 차수의 도함수가 존재해도 Taylor 급수가 원함수와 같지 않을 수 있음). $f(x) = e^{-1/x^2}$ ($x\ne0$), $f(0)=0$ 은 $C^\infty$ 이고 $f^{(k)}(0)=0$ 모든 $k$ 에서 — 따라서 $0$ 에서의 Taylor 급수는 항등적으로 $0$ 인데, $f(x)\ne0$ ($x\ne0$). Taylor 정리(유한 차수, Lagrange 나머지 포함)는 이 경우에도 참이지만 ($R_n(x)=f(x)$, 나머지가 사라지지 않는다), $n\to\infty$ 극한에서 Taylor 급수가 원함수로 수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 경고.

예제 6 (Cauchy 나머지가 필요한 경우 — $(1+x)^\alpha$ 의 이항급수, $x$ 가 음수에 가까울 때). $\alpha$ 가 정수가 아닌 이항급수의 일반항에서, $x<0$ 근방에서는 Lagrange 형태의 오차 한정이 느슨해지는 반면 Cauchy 형태가 더 날카로운 한계를 준다 — 나머지의 형태 선택이 증명의 효율에 실질적 차이를 만드는 사례.

흔한 오해와 함정

큰 그림 / 연결

Taylor 정리는 미분에서 거듭제곱급수로 가는 다리이며, 그 다리가 안전한지(즉 Taylor 급수가 실제로 원함수로 수렴하는지)는 나머지 항이 $0$으로 가는지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예제 5의 경고). 증명 메커니즘 자체는 미분의 일반화된 평균값 정리(Rolle의 반복 적용)에 뿌리를 두며, 적분 형태(정리 2)는 FTC를 $n$번 반복 적용한 결과로 볼 수 있어 미분과 적분 두 축이 Taylor 정리 안에서 만난다. 응용 측면에서는 정리 4·5(극값·볼록성 판정)가 최적화 이론의 출발점이고, 정리 6(Newton 법의 2차 수렴)이 수치해석의 핵심 알고리즘을 정당화한다. 복소해석학으로 가면 정칙함수(holomorphic function)는 항상 Taylor 급수로 수렴한다는 훨씬 강한 정리가 성립해(실함수의 예제 5 같은 병리가 일어나지 않음), 이는 실해석학과 복소해석학의 근본적 차이 중 하나를 드러낸다.

연습문제

  1. $f(x)=\cos x$ 의 $a=0$ 에서의 Taylor 다항식 $P_3(x)$ 와 Lagrange 나머지 $R_4$ 를 구하라.
  2. 정리 1의 증명에서 $n=1$ 로 특수화하면 평균값 정리가 정확히 회복됨을 확인하라.
  3. $\ln(1+x)$ 의 $a=0$ 에서의 $n=3$ Taylor 다항식을 구하고, $|x|\le 0.5$ 일 때 오차 한계를 정리 3으로 추정하라.
  4. 예제 4($f(x)=x^4$)와 비슷하게, $f(x)=-x^4$ 가 $a=0$ 에서 극대임을 같은 방식(고차 도함수)으로 보여라.
  5. $f(x)=e^{-1/x^2}$, $f(0)=0$ 이 $f'(0)=0$ 임을 정의(차분몫의 극한)로 직접 보여라.
  6. 정리 6(Newton 법의 2차 수렴)의 증명에서 $f''$ 가 유계가 아니면 논증이 어디서 깨지는지 설명하라.
  7. $\sin x$ 의 Taylor 급수가 모든 $x$ 에서 $\sin x$ 로 수렴함을, $|\sin^{(n)}(c)|\le1$ 이 모든 $n,c$ 에서 성립한다는 사실과 $x^n/n!\to0$ 을 이용해 증명하라.
  8. 적분 형태(정리 2)를 이용해 $n=1$ 일 때 $R_1(x)=\int_a^x f'(t)\,dt$ 가 FTC 제2형과 같은 진술임을 확인하라.
힌트 / 정답
  1. $f(0)=1,f'(0)=0,f''(0)=-1,f'''(0)=0$ — $P_3(x)=1-\frac{x^2}{2}$; $f^{(4)}(c)=\cos c$ 이므로 $R_4=\frac{\cos c}{24}x^4$.
  2. $n=1$: $f(x)=f(a)+f'(c)(x-a)$, 이는 정확히 $f(x)-f(a)=f'(c)(x-a)$ — MVT의 진술 그대로.
  3. $f(x)=\ln(1+x)$: $f(0)=0,f'(0)=1,f''(0)=-1,f'''(0)=2$ — $P_3(x)=x-\frac{x^2}2+\frac{x^3}3$. $f^{(4)}(t)=-6/(1+t)^4$, $|x|\le0.5$ 에서 $|f^{(4)}|\le 6/(0.5)^4=96$, $|R_4|\le \frac{96}{24}(0.5)^4=0.25$.
  4. $g(x)=-x^4=-f(x)$ ($f$ 가 예제 4의 함수) — $g(x)<0=g(0)$ for $x\ne0$ 이므로 $0$ 은 극대.
  5. $\frac{f(h)-f(0)}{h}=\frac{e^{-1/h^2}}{h}\to0$ as $h\to0$ (지수감소가 $1/h$ 발산을 압도) — $f'(0)=0$.
  6. $f''$ 가 유계가 아니면 $C=\sup|f''(c)|/(2|f'(x_n)|)$ 가 정의되지 않거나(무한대) $x_n$ 이 $r$ 에 가까워져도 오차 비율이 통제되지 않아 2차 수렴이 깨질 수 있다.
  7. $|R_n(x)| = |\sin^{(n)}(c)/n!|\,|x|^n \le |x|^n/n!$, 임의의 고정 $x$ 에서 $n\to\infty$ 이면 $|x|^n/n!\to0$(계승이 지수함수보다 빠르게 발산하므로) — $R_n\to0$, Taylor 급수가 $\sin x$ 로 수렴.
  8. 정리 2에서 $n=1$ 로 두면 $R_1(x)=\frac{1}{0!}\int_a^x (x-t)^0 f'(t)\,dt = \int_a^x f'(t)\,dt$ — 이는 $f(x)-f(a)=\int_a^x f'$, 즉 FTC 제2형 그 자체.

관련 개념


  1. 원전 소개 — Rudin §5.15 — "For n = 1, this is just the mean value theorem. In general, the theorem shows that f can be approximated by a polynomial of degree n − 1, and that [the remainder] allows us to estimate the error, if we know bounds on |f⁽ⁿ⁾(x)|." 

  2. 원전 소개 — Bartle §6.4 — "we give a brief discussion of Taylor's Theorem and a few of its applications — for example, to convex functions and to Newton's Method for the location of roots." 

  3. 원전 소개 — Rudin §5.15 [synthesis] — Rolle 정리의 반복 적용을 통한 Lagrange 나머지의 증명 구조. 

  4. 원전 소개 — Bartle §6.4 [synthesis] — 적분 나머지 형태와 Newton 법의 2차 수렴 응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