τ위상수학
IV. 새 공간 만들기 · 6/16

부분·순서·유한곱 위상

상속받는 위상들

읽음 0/0 갱신 2026-06-30

개요 — 동기·문제의식

지금까지는 위상공간을 "주어진 것"으로 다뤘다. 이제부터는 기존 공간에서 새 공간을 만드는 표준 방법들을 다룬다. 가장 기본적인 세 가지가 부분공간(부분집합에 자연스러운 위상 주기), 순서위상(전순서집합을 직선처럼 다루기), 유한곱(두 공간을 곱해 평면처럼 다루기)이다. 이 셋은 사소해 보이지만 함정이 많다 — 부분공간에서 "열림"은 전체공간에서 "열림"과 다른 의미일 수 있고, 순서위상은 익숙한 $\mathbb{R}$의 직관을 깨는 예(순서사각형)를 낳으며, 유한곱은 곱위상에서 무한곱으로 일반화될 때 극적으로 갈라진다.

이 구성들의 공통된 패턴이 중요하다 — 셋 다 "이미 있는 데이터(전체공간의 열린집합, 순서, 두 공간의 열린집합)로부터 가장 자연스러운(보통은 가장 거친) 위상을 정의"한다. 이 패턴은 몫위상(가장 섬세한 위상)와 정반대 방향이며, 두 구성법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이 위키 "새 공간 만들기" 챕터 전체의 핵심이다.

직관

부분공간 위상의 직관은 "전체공간의 열린집합을 부분집합에 비춰서 자른 그림자"다 — $X$에서 보던 열린집합 $U$를, $A$라는 부분집합의 관점에서 $A\cap U$로 다시 본다. 이 그림자가 $A$ 자체의 위상이 된다. 함정은, $A$가 $X$ 안에서 작거나 좁으면 $A$에서는 "열려 보이는" 집합이 $X$ 전체에서는 전혀 열려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 — 좁은 방 안에서는 문이 활짝 열려 보여도, 건물 전체에서 보면 그 문은 벽 속에 파묻혀 있을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순서위상의 직관은 단순히 "$\mathbb{R}$의 직관(열린구간이 기본 단위)을 임의의 전순서집합으로 복사"하는 것이다. 끝점이 있으면 그 끝점에서는 한쪽으로만 여유가 있어도 "열려 있다"고 봐줘야 하므로 반직선도 기저에 넣는다.

곱위상의 직관은 데카르트 곱 $\mathbb{R}\times\mathbb{R}=\mathbb{R}^2$에서 "열린 사각형"이 익숙한 "열린 원판"과 사실 같은 위상을 준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 사각형 안에 원판을, 원판 안에 사각형을 끼워 넣을 수 있으므로. 이 관찰을 일반화해 임의의 두 공간의 곱에 "열린 직사각형 $U\times V$"를 기저로 하는 위상을 준다.

정의

부분공간 위상(subspace topology).1 $A\subseteq X$에 대해 $$\mathcal{T}_A = \{A\cap U : U\in\mathcal{T}_X\}.$$ 즉 $A$의 열린집합 = $X$의 열린집합과 $A$의 교집합. $(A,\mathcal{T}_A)$를 $X$의 부분공간이라 한다.

순서 위상(order topology). 전순서집합 $(X,<)$에서, 다음을 기저로 하는 위상: - 열린구간 $(a,b)=\{x: a<x<b\}$, - $X$에 최소원소 $a_0$가 있으면 $[a_0,b)$ 꼴(반직선), - $X$에 최대원소 $b_0$가 있으면 $(a,b_0]$ 꼴(반직선).

곱 위상(유한, product on $X\times Y$).1 $\{U\times V : U\in\mathcal{T}_X, V\in\mathcal{T}_Y\}$를 기저로 하는 위상. 열린집합 = 열린 '직사각형'들의 합집합(직사각형 자체의 합집합일 뿐, 직사각형 자체가 일반 열린집합인 것은 아님에 주의).

사전식 순서(dictionary order). $X\times Y$에서 $(x_1,y_1)<(x_2,y_2)$ $\iff$ $x_1<x_2$, 또는 $x_1=x_2$이고 $y_1<y_2$. 이 순서로 유도되는 순서위상은 곱위상과 다를 수 있다(예제 4).

주요 정리

정리 (부분공간 기저). $\mathcal{B}$가 $X$의 기저면 $\mathcal{B}_A=\{A\cap B : B\in\mathcal{B}\}$가 부분공간 $A$의 기저다.

증명 보기

증명 스케치. $A$에서 열린 $A\cap U$의 임의의 점 $x$에 대해, $x\in B\subseteq U$인 기저원소 $B$가 존재($X$에서). $A\cap B\subseteq A\cap U$이고 $x\in A\cap B\in\mathcal{B}_A$ ⟹ 기저 조건 만족. ∎

정리 (부분공간의 열림/닫힘, 핵심 함정).1 $A\cap U$가 $A$에서 열려 있어도 $X$에서는 안 열릴 수 있다. 단, $A$ 자신이 $X$에서 열려 있으면, $A$에서 열린 집합은 $X$에서도 열림(같은 논법으로 $A$가 $X$에서 닫혀 있으면 $A$에서 닫힌 집합은 $X$에서도 닫힘).

증명 보기

증명. $A$가 $X$에서 열려 있고 $V$가 $A$에서 열려 있다고 하자, 즉 $V=A\cap U$ ($U$가 $X$에서 열림). $A\cap U$는 두 열린집합($A$, $U$)의 교집합이므로 $X$에서도 열림. ∎ — 핵심은 "부분공간이 열려 있어야, 부분공간에서의 열림이 전체에서도 열림으로 승격된다"는 조건부 명제라는 점.

정리 (곱의 사영은 연속·개사상).1 사영 $\pi_1:X\times Y\to X$, $\pi_1(x,y)=x$ (및 $\pi_2$)는 연속이며 개사상(open map)(열린집합을 열린집합으로 보냄). 곱 위상은 두 사영을 모두 연속이게 하는 가장 거친 위상이다(부분기저 $\{\pi_1^{-1}(U) : U\text{ 열림}\}\cup\{\pi_2^{-1}(V) : V\text{ 열림}\}$).

증명 보기

증명 스케치(개사상). $W\subseteq X\times Y$가 열린집합이면 직사각형들의 합집합으로 쓸 수 있고($U_\alpha\times V_\alpha$), $\pi_1(W)=\bigcup_\alpha U_\alpha$가 열린집합들의 합집합이므로 열림. (주의: $\pi_1$은 닫힌사상은 아니다 — 쌍곡선 $\{(x,y):xy=1\}$은 $\mathbb{R}^2$에서 닫혀 있지만 $\pi_1$의 상은 $\mathbb{R}\setminus\{0\}$로 안 닫힘.)

정리 (곱으로의 함수, 성분 판정). $f:Z\to X\times Y$가 연속 $\iff$ 성분 $\pi_1\circ f, \pi_2\circ f$가 둘 다 연속.

증명 보기

증명 스케치. ($\Rightarrow$) 사영이 연속이므로 합성도 연속. ($\Leftarrow$) 부분기저원소 $\pi_1^{-1}(U)$의 $f$에 의한 역상은 $(\pi_1\circ f)^{-1}(U)$로 가정에 의해 열림; 부분기저로 연속 판정하면 충분(기저와 부분기저). ∎ — 이 정리는 곱위상에서 무한 곱으로 그대로 확장되며, 곱위상을 "올바른" 선택으로 만드는 결정적 성질이다.

정리 (순서위상의 예와 함정). $\mathbb{R}$의 표준위상 = 보통 순서의 순서위상(일치). 그러나 순서위상과 부분공간 위상은 일반적으로 다르다 — $Y\subseteq X$가 순서집합 $X$의 부분집합일 때, $Y$ 위 부분공간 위상(전체 $X$에서 자른 것)과 $Y$ 자체의 순서로 만든 순서위상이 다를 수 있다. $Y$가 볼록(convex)(즉 $a,b\in Y$, $a<c<b$이면 $c\in Y$)이면 두 위상이 일치한다.

예제

예제 1 (부분공간, 이산위상이 유도되는 경우). $\mathbb{Z}\subseteq\mathbb{R}$(표준위상)의 부분공간 위상은 이산위상이다: 각 정수 $n$에 대해 $\{n\}=(n-\tfrac12,n+\tfrac12)\cap\mathbb{Z}$로 한 점 집합이 모두 열림.

예제 2 (부분공간의 상대적 열림 vs 전체에서의 열림). $A=[0,1]\subseteq\mathbb{R}$에서 $[0,\tfrac12)$는 $A$에서 열림($=(-1,\tfrac12)\cap A$)이지만 $\mathbb{R}$에서는 열려 있지 않다($0$ 왼쪽에 여유가 없으므로). $A=[0,1]$ 자신이 $\mathbb{R}$에서 열려 있지 않기 때문에, "정리(부분공간의 열림/닫힘)"의 승격 조건이 적용되지 않는 전형적인 예.

예제 3 (유한곱). $\mathbb{R}\times\mathbb{R}$의 곱위상은 $\mathbb{R}^2$의 표준위상과 일치한다(열린 직사각형 $\leftrightarrow$ 열린 공이 서로를 포함할 수 있으므로 같은 위상). 기저: 열린 직사각형 $(a,b)\times(c,d)$.

예제 4 (사전식 순서 vs 곱위상, $[0,1]\times[0,1]$). 순서사각형(ordered square) $[0,1]^2_d$ — $[0,1]\times[0,1]$에 사전식 순서를 주고 그 순서위상을 취한 것 — 은 $[0,1]\times[0,1]$의 곱위상과 다르다. 예컨대 사전식 순서위상에서 수직선 $\{x_0\}\times[0,1]$의 모든 점이 그 자체로 (좌우 이웃 $x$값이 사전식으로 멀어서) 열려 있는 듯한 좁은 구간만 갖지만, 곱위상에서는 그렇지 않다. 순서사각형은 콤팩트·연결이지만 가분(separable)이 아닌데 제1가산은 성립하는 등 다양한 분리공리·가산공리의 미묘한 경계를 보여주는 표준 반례 창고다.

예제 5 (원기둥, 곱위상의 기하적 응용). $S^1\times[0,1]$은 원기둥(곡면)이다. 곱위상으로 정의되며, 각 사영이 연속이고, 원기둥이 콤팩트($S^1$, $[0,1]$ 둘 다 콤팩트이므로 유한곱의 콤팩트성 — 콤팩트성)임이 곧바로 따라온다.

예제 6 (부분공간으로서의 구간, 볼록성 확인). $Y=[0,1]\subseteq\mathbb{R}$은 볼록집합이므로, $Y$의 부분공간 위상과 $Y$를 그 자체의 순서로 만든 순서위상이 일치한다 — 두 구성이 충돌하지 않는 "정상적인" 경우. 반면 $Y=[0,1)\cup\{2\}$(볼록하지 않음, $2$가 끼어들지 않은 구멍이 있음)는 두 위상이 다를 수 있다 — $\{2\}$가 부분공간 위상에서는 $(1.5,2.5)\cap Y$로 열려 있지만, 순서위상에서는 $2$가 $Y$의 최댓값이라 $(1,2]$ 꼴의 반직선만으로 표현되어 다른 모양이 된다(직접 확인은 연습문제).

흔한 오해와 함정

큰 그림 / 연결

이 세 구성은 곱위상(무한 곱으로 확장, 부분기저 메커니즘이 본질적으로 같음)와 몫위상(정반대 방향 — 가장 거친 게 아니라 가장 섬세한 위상)의 토대다. 부분공간 위상은 사실상 모든 페이지에서 묵시적으로 쓰인다 — 연결성·콤팩트성를 "부분집합이 연결/콤팩트하다"고 말할 때 항상 부분공간 위상을 전제한다. 순서위상은 가산공리에서 순서사각형이 표준 반례로 재등장하고, 분리공리에서도 분리공리의 경계 사례로 다시 쓰인다. 해석학에서 $\mathbb{R}^n$의 부분집합에 "유도된 위상"을 주는 모든 관행이 정확히 이 부분공간 위상이다.

연습문제

  1. $S^1\subseteq\mathbb{R}^2$의 부분공간 위상에서 호(arc)가 열린집합임을 보여라.
  2. $\mathbb{Q}\subseteq\mathbb{R}$의 부분공간 위상이 이산위상이 아님을 보여라.
  3. 곱위상에서 대각선 $\Delta=\{(x,x):x\in X\}$가, $X$가 Hausdorff $\iff$ $\Delta$가 $X\times X$에서 닫힘임을 보여라.
  4. 사영 $\pi_1:\mathbb{R}^2\to\mathbb{R}$이 닫힌사상이 아님을 쌍곡선 $\{(x,y):xy=1\}$로 보여라.
  5. $A=[0,1)\subseteq\mathbb{R}$이 $\mathbb{R}$에서 열려 있지도 닫혀 있지도 않은데, $A$의 부분공간 위상에서 $A$ 자체는 (자명하게) clopen임을 설명하라. 모순이 아닌 이유는?
  6. $\mathbb{R}_\ell\times\mathbb{R}_\ell$ (하한위상의 곱, Sorgenfrey 평면)에서 반대각선 $\{(x,-x):x\in\mathbb{R}\}$이 이산 부분공간임을 보여라.
  7. $Y=[0,1)\cup\{2\}\subseteq\mathbb{R}$에서 부분공간 위상과 순서위상이 다름을 직접 보여라.
힌트 / 정답
  1. 호 = $S^1\cap(\text{열린 반평면 또는 열린 공})$ ⟹ 정의에 의해 부분공간에서 열림.
  2. $\{0\}$이 $\mathbb{Q}$에서 열리려면 어떤 $\varepsilon>0$에 대해 $(-\varepsilon,\varepsilon)\cap\mathbb{Q}=\{0\}$이어야 하나, 임의의 구간에는 항상 다른 유리수가 있음 ⟹ 이산위상 아님.
  3. $\Delta$가 닫힘 $\iff$ $X\times X\setminus\Delta$가 열림 $\iff$ $(x,y)$, $x\ne y$마다 $\Delta$를 안 만나는 $U\times V\ni(x,y)$ 존재 $\iff$ $U\cap V=\varnothing$인 서로소 $U\ni x,V\ni y$ 존재(만약 $U\cap V$에 점 $z$가 있다면 $(z,z)\in\Delta\cap(U\times V)$) $\iff$ Hausdorff 정의.
  4. 쌍곡선 $C=\{(x,1/x):x\ne0\}$은 $\mathbb{R}^2$에서 닫힘(연속함수 $xy-1$의 영점집합). $\pi_1(C)=\mathbb{R}\setminus\{0\}$은 $\mathbb{R}$에서 열려 있지 닫혀 있지 않음 ⟹ $\pi_1$이 닫힌집합을 닫힌집합으로 보내지 않음.
  5. 모순 아님 — "clopen"은 항상 주어진 위상 안에서의 상대적 개념이다. $A$가 $A$ 자신의 부분공간 위상에서 전체 공간이므로 자명하게 clopen인 것은 모든 위상공간에서 자명하게 성립하는 사실($X$ 자신은 항상 $X$에서 clopen)이지, $A$가 $\mathbb{R}$에서 어떤 성질을 갖는지와는 별개의 질문.
  6. 점 $(x_0,-x_0)$ 주위에 $[x_0,x_0+\varepsilon)\times[-x_0,-x_0+\varepsilon)$를 잡으면, 반대각선과의 교집합이 $\{(x_0,-x_0)\}$ 한 점뿐(다른 $(x,-x)$가 이 사각형에 들어가려면 $x\ge x_0$이고 $-x\ge-x_0$, 즉 $x=x_0$) ⟹ 모든 점이 고립점, 이산.
  7. 부분공간 위상에서 $\{2\}$는 $(1.5,2.5)\cap Y=\{2\}$로 열림. 순서위상에서 $Y$의 최댓값이 $2$이므로 $2$를 포함하는 기저원소는 반드시 $(a,2]$ 꼴($a<2$)인데, $(a,2]\cap Y$는 $a\ge1$이 아닌 한 $[0,1)$의 일부를 포함하게 되어 $\{2\}$ 단독으로는 기저원소가 안 됨(단, $a$를 $1$ 가까이 잡아도 $[a,1)\cup\{2\}$ 꼴이 되어 $\{2\}$만 분리 못 함) ⟹ 두 위상이 다름.

관련 개념


  1. 원전 소개 — Munkres §14-16 — the order topology (§14), the product topology on X×Y (§15), the subspace topology (§16); projections are continuous and open; the product topology is the coarsest making projections continuous; the relation between subspace and order topologies for convex subse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