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학
III. 극한과 연속 · 7/16

함수의 극한

ε–δ 정의와 순차 판정법

읽음 0/0 갱신 2026-06-30

개요 — 동기·문제의식

수열의 극한은 "이산적인 걸음"을 다룬다 — $n=1,2,3,\dots$ 가 하나씩 지나가며 어딘가로 다가간다. 그런데 함수 $f$ 가 한 점 $p$ "근처"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말하려면, $p$ 로 다가가는 방법이 무한히 많다는 문제에 부딪힌다 — 왼쪽에서, 오른쪽에서, 진동하면서, 임의의 경로로. $\lim_{x\to p}f(x)=q$ 라는 말이 뜻이 있으려면 "$x$ 가 $p$ 에 충분히 가까울 때 $f(x)$ 가 $q$ 에 충분히 가깝다"는 약속이 모든 접근 방식에 대해 동시에 성립해야 한다. 함수의 극한은 수열에서 연속으로 가는 다리이며, $\varepsilon$–$\delta$ 정의와 그 수열 재서술(순차 판정)이 두 책이 함께 쓰는 두 얼굴이다. 이 개념이 없으면 도함수("차분몫의 극한")도 적분의 여러 정의도 출발점을 잃는다.

직관

가장 쓸모 있는 그림은 "구멍 뚫린 근방의 게임"이다. 목표값 $q$ 주위에 폭 $2\varepsilon$ 인 띠를 아무리 좁게 그려도, $p$ 주위에 (단, $p$ 자신은 빼고) 반지름 $\delta$ 인 작은 공을 찾을 수 있어서, 그 공 안의 모든 $x$ 에 대해 $f(x)$ 가 그 띠 안에 들어가야 한다. $p$ 자신을 빼는 것이 핵심이다 — 함수의 극한은 $f(p)$ 의 값(혹은 정의되었는지 여부)과 무관하게, "$p$ 에 다가갈수록 함숫값이 어디로 가려 하는가"만을 묻는다. 이것이 연속과의 결정적 차이: 연속은 그 극한이 실제로 $f(p)$ 와 일치할 것까지 요구한다.

정의

$f : E \to Y$ 이고 $p$ 가 $E$ 의 극한점일 때(즉 $p$ 의 모든 근방이 $E$ 의 $p$ 아닌 점을 포함할 때), $\lim_{x\to p} f(x) = q$ 라는 것은:1

$$\forall \varepsilon > 0,\ \exists \delta > 0 \text{ s.t. } 0 < d(x,p) < \delta \Rightarrow d(f(x), q) < \varepsilon \quad (x \in E).$$

왜 $p$ 가 극한점이어야 하는가: $p$ 가 $E$ 의 고립점이면 "$x$ 가 $p$ 에 가까운데 $p$ 가 아닌" 경우가 $E$ 안에 아예 없어서, 임의의 $q$ 가 공허하게(vacuously) 극한이 되어버려 정의가 무의미해진다.

순차 판정 (Sequential Criterion)

동치 형태로, 수열을 통해 다시 쓸 수 있다:2

$$\lim_{x\to p} f(x) = q \iff \forall \{x_n\} \subset E\setminus\{p\},\ x_n \to p \Rightarrow f(x_n) \to q.$$

이 형태는 함수 극한을 수열의 수렴 으로 환원시켜, 극한 법칙들을 수열 극한 법칙의 따름정리로 만든다. 실용적 가치는 부정에 있다: 극한이 존재하지 않음을 보이려면 $\varepsilon$–$\delta$ 정의의 부정을 직접 다루는 대신, $p$ 로 가는 두 수열 $x_n, x_n'$ 을 찾아 $f(x_n), f(x_n')$ 이 다른 값으로 가는 것만 보이면 된다.

형태 진술 쓰임
$\varepsilon$–$\delta$ $0<d(x,p)<\delta\Rightarrow d(f(x),q)<\varepsilon$ 극한의 존재를 직접 증명
순차 판정 모든 $x_n\to p$ ($x_n\ne p$)에 $f(x_n)\to q$ 극한의 부재를 증명(두 수열 비교)
한쪽 극한 $\lim_{x\to p^+}$, $\lim_{x\to p^-}$ 점프 불연속 분석
무한대 극한 $\lim_{x\to\infty}f(x)=q$, $\lim_{x\to p}f(x)=\infty$ 점근 거동

주요 정리

정리 1 (극한의 유일성). $p$ 가 극한점이고 극한이 존재하면 유일하다.

증명 보기

증명. 수렴수열의 유일성(수열의 수렴)과 같은 논증: $f(x)\to q_1$, $f(x)\to q_2$, $q_1\ne q_2$ 라 하면 $\varepsilon=d(q_1,q_2)/2$ 에 대해 두 정의가 동시에 $0<d(x,p)<\delta$ 인 $x$ 에서 $d(f(x),q_1)<\varepsilon$ 과 $d(f(x),q_2)<\varepsilon$ 을 강제 — 삼각부등식으로 $d(q_1,q_2)<2\varepsilon=d(q_1,q_2)$, 모순. ∎

정리 2 (극한 법칙). $\lim_{x\to p} f(x) = L$, $\lim_{x\to p} g(x) = M$ 이면 $$\lim_{x\to p}(f+g)=L+M,\quad \lim_{x\to p}(fg)=LM,\quad \lim_{x\to p}\frac{f}{g}=\frac{L}{M}\ (M\ne0).$$

증명 보기

증명. 순차 판정으로 즉시 환원된다: $x_n\to p$ ($x_n\ne p$)이면 $f(x_n)\to L$, $g(x_n)\to L$ 이므로 수열의 수렴 의 수열 극한 법칙(곱·합·몫)이 그대로 $f(x_n)+g(x_n)\to L+M$ 등을 준다. 모든 그러한 수열에서 성립하므로 순차 판정에 의해 함수 극한도 성립. ∎ 함수 극한 이론이 따로 증명이 필요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 — 전부 수열 결과의 재포장이다.

정리 3 (국소 유계성). $\lim_{x\to p}f(x)$ 가 존재하면 $p$ 의 어떤 근방에서 $f$ 는 유계다.

증명 보기

증명 스케치. $\varepsilon=1$ 로 잡으면 $0<d(x,p)<\delta$ 인 모든 $x$ 에서 $d(f(x),q)<1$ — 그 공 안에서 $f$ 는 $q$ 중심 반지름 $1$ 인 공 안에 갇힌다(수렴수열의 유계성 정리와 동일한 논법). ∎

정리 4 (확장된 극한들). 한쪽 극한 $\lim_{x\to p^+}$, 무한대에서의 극한 $\lim_{x\to\infty}$, 무한대로 가는 극한 $\lim_{x\to p}f=\infty$ 이 모두 같은 $\varepsilon$–$\delta$(또는 $\varepsilon$–$M$, $M$–$\delta$) 틀의 변형으로 정의된다(Bartle §4.3). 예컨대 $\lim_{x\to p}f(x)=\infty$ 는 "$\forall M>0,\exists\delta>0: 0<|x-p|<\delta\Rightarrow f(x)>M$"으로, $\varepsilon$ 의 자리에 "임의로 큰 $M$"이 들어간 거울상이다.

예제

예제 1 (다항식의 극한). $\lim_{x\to 2}(x^2+1) = 5$ — 극한 법칙(정리 2)을 $f(x)=x^2$, $g(x)=1$ 에 반복 적용.

예제 2 (표준 극한). $\lim_{x\to 0}\dfrac{\sin x}{x} = 1$. (기하적 증명: 단위원에서 $\sin x < x < \tan x$ ($0<x<\pi/2$)로 압착정리.)

예제 3 (순차 판정으로 극한 부재 증명). $\lim_{x\to 0}\sin(1/x)$ 는 존재하지 않음: $x_n = 1/(n\pi) \to 0$ 이면 $f(x_n)=\sin(n\pi)=0$, 반면 $x_n'=1/(2n\pi+\pi/2)\to0$ 이면 $f(x_n')=\sin(2n\pi+\pi/2)=1$. 두 수열 모두 $0$ 으로 가지만 함숫값이 서로 다른 극한($0$ 과 $1$)으로 가므로, 순차 판정에 의해 극한이 존재한다면 모순.

예제 4 (한쪽 극한은 존재하지만 양쪽 극한은 부재). $f(x)=\dfrac{|x|}{x}$ ($x\ne0$)에서 $\lim_{x\to0^+}f(x)=1$, $\lim_{x\to0^-}f(x)=-1$ — 둘 다 존재하지만 다르므로 $\lim_{x\to0}f(x)$ 는 존재하지 않는다.

예제 5 (극한이 함숫값과 무관). $f(x) = x\sin(1/x)$ ($x\ne0$), $f(0)$ 은 정의 안 됨(또는 임의의 값). $\lim_{x\to0}f(x)=0$ 은 $|f(x)|\le|x|\to0$ 인 압착정리로 성립 — $p=0$ 에서 $f$ 가 정의되어 있는지조차 극한의 존재와 무관함을 보여준다.

예제 6 (몫의 극한 법칙 실패 — 분모가 0으로 가는 경우). $f(x)=x$, $g(x)=x^2$ 일 때 $\lim_{x\to0}f/g = \lim_{x\to0}1/x$ 는 존재하지 않는다(좌극한 $-\infty$, 우극한 $+\infty$) — 정리 2의 가설 "$M\ne0$"이 본질적임을 보여준다.

예제 7 (무한대에서의 극한). $\lim_{x\to\infty}\dfrac{2x+1}{x+3}=2$ — $\varepsilon$–$M$ 정의로: $\left|\frac{2x+1}{x+3}-2\right|=\frac{5}{x+3}<\varepsilon$ 이려면 $x>5/\varepsilon-3$.

흔한 오해와 함정

큰 그림 / 연결

함수의 극한은 수열의 수렴연속 사이의 다리다 — 순차 판정이 전자로 환원하고, "연속 $\iff$ $\lim_{x\to p}f(x)=f(p)$"가 후자로 이어진다. Rudin은 이를 처음부터 거리공간 사이의 사상으로 정의해 $\mathbb{R}$, $\mathbb{C}$, $\mathbb{R}^k$ 를 단번에 포괄하고, 이후 미분의 정의("차분몫의 극한")가 바로 이 함수 극한의 특수한 경우가 된다. 균등연속 는 이 정의를 "점마다"에서 "전역적으로 동시에"로 강화한 것이고, 무한대에서의 극한(정리 4)은 멱급수의 수렴반경 경계 거동이나 적분의 이상적분 논의에서 다시 등장한다. Bartle은 4장(극한)과 5장(연속)을 "긴밀히 평행한" 구조로 써서, 연속을 극한의 작은 변주로 보이게 하는 교육적 선택을 한다.

연습문제

  1. $\varepsilon$–$\delta$ 정의를 직접 이용해 $\lim_{x\to3}(2x-1)=5$ 임을 증명하라.
  2. $\lim_{x\to0}\dfrac{x^2-1}{x-1}$ 가 존재하는지 판단하고, 존재한다면 값을 구하라($x=1$ 에서가 아님에 주의).
  3. 순차 판정을 이용해 $\lim_{x\to0}\cos(1/x)$ 가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하라.
  4. $f(x) = \begin{cases}x & x\in\mathbb{Q}\\ -x & x\notin\mathbb{Q}\end{cases}$ 에서 $\lim_{x\to0}f(x)$ 가 존재하는지 판단하라.
  5. 정리 2(극한 법칙의 곱 부분)를 순차 판정을 이용해 직접 증명하라.
  6. $\lim_{x\to p^+}f(x)$ 와 $\lim_{x\to p^-}f(x)$ 가 둘 다 존재하지만 다른 구체적 함수의 예를 들고, 양쪽 극한이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라.
  7. $\lim_{x\to\infty}\dfrac{1}{x}=0$ 임을 $\varepsilon$–$M$ 정의로 증명하라.
  8. $p$ 가 $E$ 의 고립점일 때 극한의 정의가 왜 의미를 잃는지, "극한점" 조건이 정의에 왜 필요한지 설명하라.
힌트 / 정답
  1. $|(2x-1)-5|=2|x-3|<\varepsilon$ 이려면 $|x-3|<\varepsilon/2$. $\delta=\varepsilon/2$ 로 충분.
  2. $x\ne1$ 에서 $\frac{x^2-1}{x-1}=x+1$ 이므로 $\lim_{x\to1}(x+1)=2$ (참고: 질문은 $x\to1$ 의 오타로 보이는 흔한 형태 — $x=1$ 에서 미정의이지만 극한은 존재).
  3. $x_n=1/(2n\pi)\to0$: $\cos(2n\pi)=1$. $x_n'=1/((2n+1)\pi)\to0$: $\cos((2n+1)\pi)=-1$. 서로 다른 극한($1$, $-1$)이므로 부재.
  4. $x_n=1/n$(유리수)이면 $f(x_n)=1/n\to0$; $x_n'=\sqrt2/n$(무리수)이면 $f(x_n')=-\sqrt2/n\to0$ — 둘 다 $0$. 일반적으로 $|f(x)|=|x|\to0$ 이므로 압착정리로 극한 $0$ 존재.
  5. $x_n\to p$ ($x_n\ne p$)이면 가정에 의해 $f(x_n)\to L$, $g(x_n)\to M$. 수열 극한의 곱 법칙(증명은 sequences-convergence 본문)으로 $f(x_n)g(x_n)\to LM$. 이것이 임의의 그러한 수열에서 성립하므로 순차 판정에 의해 $\lim_{x\to p}fg=LM$.
  6. $f(x)=\lfloor x\rfloor$ (바닥함수)는 $x=1$ 에서 $\lim_{x\to1^-}f(x)=0$, $\lim_{x\to1^+}f(x)=1$ — 서로 다르므로 $\lim_{x\to1}f(x)$ 부재.
  7. $|1/x - 0|<\varepsilon \iff x>1/\varepsilon$. $M=1/\varepsilon$ 으로 잡으면 $x>M\Rightarrow|1/x|<\varepsilon$.
  8. $p$ 가 고립점이면 어떤 $\delta_0>0$ 에 대해 $0<d(x,p)<\delta_0$ 인 $x\in E$ 가 존재하지 않는다 — 그러면 임의의 $\delta\le\delta_0$ 에서 조건 "$0<d(x,p)<\delta\Rightarrow d(f(x),q)<\varepsilon$"이 전제가 거짓이라 공허하게 참이 되어, 모든 $q$ 가 극한이 되는 모순이 생긴다. 극한점 조건은 이를 막아 극한이 유일하고 의미 있게 만든다.

관련 개념


  1. 원전 소개 — Rudin §4.1–4.2 [synthesis] — 거리공간 사이 사상의 $\lim_{x\to p}f(x)=q$ ε–δ 정의와 순차 판정(정리 4.2). 

  2. 원전 소개 — Bartle §4.1.8 — "Sequential Criterion: Let f: A → ℝ and let c be a cluster point of A. Then the following are equivalent..." (모든 수열 xₙ→c에 대해 f(xₙ)→ 이면 극한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