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준동형과 동형정리
핵과 상, 제1동형정리
개요 — 동기·문제의식
두 군이 "본질적으로 같은 구조"인지 비교하려면 원소를 일대일로 대응시키면서 연산까지 보존하는 사상이 필요하다 — 이것이 준동형이다. 환에서 환 준동형이 덧셈과 곱셈을 동시에 보존해야 했던 것처럼, 군 준동형은 단 하나의 연산만 보존하면 되므로 정의는 더 단순하지만 위력은 결코 작지 않다. 행렬식 $\det:GL_n\to\mathbb{R}^\times$, 지수함수 $\exp:\mathbb{R}\to\mathbb{R}^{>0}$, 부호 $\operatorname{sgn}:S_n\to\{\pm1\}$ 처럼 서로 무관해 보이는 함수들이 전부 "군 준동형"이라는 하나의 틀 안에 들어온다는 사실 자체가 추상화의 위력을 보여준다. 준동형의 핵(kernel)은 "정보가 사라지는 곳"을 정확히 포착하며, 이 핵이 항상 정규부분군이라는 사실이 동형정리로 이어져 군의 구조를 분해하는 핵심 도구가 된다.
직관
준동형을 "구조를 보존하는 사진"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 원래 군의 연산 관계($ab=c$)가 사진 속에서도($f(a)f(b)=f(c))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사진이 항상 선명한 것은 아니다: 여러 원소가 한 점으로 뭉개질 수 있는데(전단사가 아닌 경우), 그 "뭉개지는 정도"를 정확히 재는 것이 핵이다. 핵이 ${e}$ 뿐이면 사진이 완벽하게 선명하다(단사) — 어떤 정보도 잃지 않은 것이다. 동형(isomorphism)은 더 나아가 사진이 원본과 완전히 같은 모양이라는 것(전단사까지) — 두 군이 원소의 이름만 다를 뿐 "같은 군"이라는 뜻이다. 흥미로운 점은, 핵이 단순히 "사라지는 원소들의 집합"이 아니라 항상 정규부분군이라는 더 강한 구조를 갖는다는 것 — 이는 준동형의 존재 자체가 정규부분군을 만들어낸다는 깊은 사실을 보여준다.
정의
군 $G,H$ 사이의 사상 $f:G\to H$ 가 준동형(homomorphism):1 $$f(ab)=f(a)f(b) \qquad (\forall a,b\in G).$$
| 용어 | 정의 |
|---|---|
| 단사준동형(monomorphism) | 단사인 준동형 |
| 전사준동형(epimorphism) | 전사인 준동형 |
| 동형(isomorphism) | 전단사인 준동형, $G\cong H$ |
| 자기준동형(endomorphism) | $f:G\to G$ |
| 자기동형(automorphism) | $G\to G$ 인 동형 |
| 핵(kernel) $\ker f$ | $\{a\in G: f(a)=e_H\}$ |
| 상(image) $\operatorname{im}f$ | $f(G)=\{f(a):a\in G\}$ |
주의: 준동형의 정의에는 $f(e_G)=e_H$ 가 포함되지 않는다 — 이것은 정의로부터 증명되는 따름정리다(아래). 군 준동형은 단 하나의 등식 $f(ab)=f(a)f(b)$ 만 요구하면 충분하다는 것이 환 준동형(덧셈+곱셈 둘 다 보존)과의 핵심 차이.
주요 정리
정리 (기본 보존 성질). 준동형 $f:G\to H$ 에 대해 $f(e_G)=e_H$, $f(a^{-1})=f(a)^{-1}$, $f(a^n)=f(a)^n$(모든 $n\in\mathbb{Z}$).2
증명 보기
증명. $f(e_G)=f(e_Ge_G)=f(e_G)f(e_G)$, 양변에 $f(e_G)^{-1}$ 을 곱하면(소거법칙) $e_H=f(e_G)$. 역원: $f(a)f(a^{-1})=f(aa^{-1})=f(e_G)=e_H$ 이므로 $f(a)^{-1}=f(a^{-1})$(역원의 유일성). 거듭제곱은 $n\ge0$ 에 귀납법, $n<0$ 은 역원 공식으로 환원. ∎
따름정리 (원소 위수 보존, 단 나눔 관계로). $|f(a)|$ 는 $|a|$ 를 나눈다(유한 위수일 때). $f$ 가 동형이면 $|f(a)|=|a|$(완전히 보존).
증명 보기
증명. $a^{|a|}=e_G\Rightarrow f(a)^{|a|}=f(e_G)=e_H \Rightarrow |f(a)|\mid|a|$(위수의 정의, cyclic groups). $f$ 가 단사이면 반대 방향도: $f(a)^k=e_H\Rightarrow f(a^k)=e_H=f(e_G)\Rightarrow a^k=e_G$(단사)$\Rightarrow|a|\mid k$, 특히 $|a|\mid|f(a)|$ — 양방향 나눔으로 $|f(a)|=|a|$.
정리 (단사 판정). $f$ 가 단사 $\iff \ker f=\{e_G\}$.3
증명 보기
증명. ($\Rightarrow$) $a\in\ker f\Rightarrow f(a)=e_H=f(e_G)$, 단사이므로 $a=e_G$. ($\Leftarrow$) $f(a)=f(b)\Rightarrow f(ab^{-1})=f(a)f(b)^{-1}=e_H\Rightarrow ab^{-1}\in\ker f=\{e_G\}\Rightarrow a=b$. ∎ 이 판정법은 환에서 핵으로 단사를 판정하는 것과 똑같은 패턴이며, 실전에서 동형을 보일 때 "전사 + 핵이 자명"을 확인하는 표준 전략을 제공한다.
정리 (핵은 정규부분군, 상은 부분군). $\ker f\trianglelefteq G$; $\operatorname{im}f\le H$.4
증명 보기
증명. 핵이 부분군: $e_G\in\ker f$; $a,b\in\ker f\Rightarrow f(ab^{-1})=f(a)f(b)^{-1}=e_He_H^{-1}=e_H\Rightarrow ab^{-1}\in\ker f$(부분군 판정). 정규성: $g\in G$, $k\in\ker f$ 에 대해 $f(gkg^{-1})=f(g)f(k)f(g)^{-1}=f(g)e_Hf(g)^{-1}=e_H$ → $gkg^{-1}\in\ker f$, 모든 $g$ 에 대해 성립하므로 $g(\ker f)g^{-1}=\ker f$. 상이 부분군임은 직접 확인($f(a)f(b)=f(ab)\in\operatorname{im}f$, $f(a)^{-1}=f(a^{-1})\in\operatorname{im}f$). ∎ 이 정리가 제1동형정리 $G/\ker f\cong\operatorname{im}f$ 의 토대다 — 핵이 정규부분군이기 때문에 비로소 $G/\ker f$ 라는 몫군을 만들 수 있다.
정리 (역도 성립 — 정규부분군은 항상 어떤 핵). 임의의 정규부분군 $N\trianglelefteq G$ 에 대해 자연사상 $\pi:G\to G/N$, $\pi(a)=aN$ 은 준동형이고 $\ker\pi=N$.4 즉 "정규부분군"과 "어떤 준동형의 핵"은 정확히 같은 개념의 두 이름이다(환에서 "아이디얼" ↔ "환 준동형의 핵"과 완전히 평행).
예제
예제 1 (행렬식). $\det:GL_n(\mathbb{R})\to\mathbb{R}^\times$, $\det(AB)=\det(A)\det(B)$(준동형). $\ker(\det)=SL_n(\mathbb{R})$(행렬식 1인 행렬, 특수선형군). 전사이므로(임의 $c\ne0$ 에 $\det=c$ 인 행렬 존재) $GL_n/SL_n\cong\mathbb{R}^\times$(group isomorphism theorems).
예제 2 (지수사상, 동형의 예). $\exp:(\mathbb{R},+)\to(\mathbb{R}^{>0},\cdot)$, $x\mapsto e^x$. $\exp(x+y)=e^{x+y}=e^xe^y=\exp(x)\exp(y)$ ✓. 전단사(역함수 $\ln$) → 동형. 따라서 덧셈군 $\mathbb{R}$ 과 곱셈군 $\mathbb{R}^{>0}$ 은 "이름만 다른 같은 군".
예제 3 (부호 준동형). $\operatorname{sgn}:S_n\to\{\pm1\}$, $\operatorname{sgn}(\sigma\tau)=\operatorname{sgn}(\sigma)\operatorname{sgn}(\tau)$. $\ker(\operatorname{sgn})=A_n$(교대군, permutation groups). $n\ge2$ 이면 전사(전치가 부호 $-1$) → $S_n/A_n\cong\mathbb{Z}_2$.
예제 4 (자연사상). $\pi:\mathbb{Z}\to\mathbb{Z}_n$, $a\mapsto[a]$. $\ker\pi=n\mathbb{Z}$ — cyclic groups 분류정리 증명에서 핵심으로 쓰인 바로 그 준동형.
예제 5 (자기동형군). $\operatorname{Aut}(G)$(자기동형 전체)는 합성 아래 군을 이룬다. 예: $\operatorname{Aut}(\mathbb{Z}_n)\cong\mathbb{Z}_n^\times$($k\mapsto(x\mapsto kx)$ 가 자기동형이려면 $\gcd(k,n)=1$, cyclic groups 생성원 판정과 동일한 조건). $\operatorname{Aut}(\mathbb{Z})=\{\pm1\}\cong\mathbb{Z}_2$(생성원 $1$ 을 $1$ 또는 $-1$ 로만 보낼 수 있음).
예제 6 (준동형이 아닌 사상, 흔한 함정 확인). $f:\mathbb{R}^\times\to\mathbb{R}^\times$, $f(x)=x+1$ 은 준동형이 아니다 — $f(xy)=xy+1$ 인데 $f(x)f(y)=(x+1)(y+1)=xy+x+y+1$, 일반적으로 다름. 연산을 보존하는지 항상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경고.
예제 7 (행렬식 핵의 비자명성과 핵 0인 경우 비교). $f:\mathbb{Z}\to\mathbb{Z}$, $f(n)=2n$ 은 준동형($f(n+m)=2(n+m)=f(n)+f(m)$), $\ker f=\{0\}$ → 단사. 그러나 전사는 아님($\operatorname{im}f=2\mathbb{Z}\ne\mathbb{Z}$) — 단사라고 자동으로 전사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무한군의 예(유한군에서는 $|G|=|H|$ 이면 단사 $\iff$ 전사이지만, 무한군은 다르다).
흔한 오해와 함정
- $f(e_G)=e_H$ 을 정의의 일부로 착각 — 정의에는 $f(ab)=f(a)f(b)$ 뿐이고, $f(e_G)=e_H$ 는 거기서 증명되는 결과다(주요 정리 1). 다만 증명 과정에서 소거법칙을 써야 하므로, "당연하니 검증 안 해도 된다"고 생략하면 안 된다.
- 준동형이 자동으로 단사·전사라고 가정 — 예제 7처럼 단사이지만 전사가 아닌 무한군 사례, 또는 둘 다 아닌 경우(예제 1에서 $n\ge2$ 일 때 $\det$ 는 전사지만 단사 아님)가 흔하다. "준동형"이라는 단어 자체는 전단사를 보장하지 않는다.
- 핵을 "준동형이 $0$ 이 되는 곳"으로 표현하며 환의 영원소와 혼동 — 군의 핵은 $f(a)=e_H$(항등원)인 곳이지, 환처럼 "$0$" 이라는 특별한 덧셈 항등원 개념과 혼동하면 안 된다(곱셈적으로 쓰는 군에서는 핵이 "$1$ 이 되는 곳"이라 표현하는 게 더 자연스러움).
- 위수 보존을 동형이 아닌 일반 준동형에도 적용 — 일반 준동형은 $|f(a)|\mid|a|$(나눔 관계)만 보장하고 등식은 보장하지 않는다(예제 3에서 3-순환의 상이 항등원이 될 수 있음, $A_n$ 으로 가는 핵). 등식 $|f(a)|=|a|$ 는 $f$ 가 단사(또는 동형)일 때만 성립.
- $\operatorname{im}f$ 와 $H$ 를 혼동 — 준동형의 공역 $H$ 가 상 $\operatorname{im}f$ 와 같다는 보장이 없다(예제 7). "전사"라는 추가 조건이 있어야 $\operatorname{im}f=H$.
- "핵이 자명하면 항상 동형"이라 단순화 — 핵이 자명하면 단사가 보장될 뿐, 전사가 아니면 동형이 아니다(예제 7). 동형이려면 단사와 전사 둘 다 필요.
큰 그림 / 연결
군 준동형은 군 사이의 구조보존 사상이라는 점에서 환의 환 준동형과 완전히 평행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 두 이론 모두 "핵은 특별한 부분구조(정규부분군 ↔ 아이디얼)이고, 몫을 만들면 동형정리가 성립한다"는 같은 패턴을 따른다. 핵이 정규부분군이라는 사실은 제1동형정리 $G/\ker f\cong\operatorname{im}f$ 의 토대이며, 이는 군의 구조를 분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다. 준동형 개념은 Cayley 정리(모든 군이 순열군에 단사로 매장된다)와 군작용(군에서 집합으로 가는 준동형 $G\to\operatorname{Sym}(X)$)으로 확장되며, 궁극적으로 Galois 군도 체의 자기동형이라는 특수한 군 준동형의 집합으로 정의된다 — 준동형이라는 단순한 개념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골격임을 보여준다.
연습문제
- $f:\mathbb{Z}\to\mathbb{Z}_6$, $f(1)=[2]$ 로 정해지는 준동형의 상과 핵을 구하라.
- $\mathbb{Z}_4$ 에서 $\mathbb{Z}_6$ 으로 가는 비자명 준동형이 존재하는가?
- $f(a^{-1})=f(a)^{-1}$ 을 증명하라.
- $\ker f$ 가 정규부분군임을 보여라.
- 동형이 원소 위수를 보존함을 보이고, $\mathbb{Z}_4\not\cong\mathbb{Z}_2\times\mathbb{Z}_2$ 에 적용하라.
- $\operatorname{Aut}(\mathbb{Z}_n)\cong\mathbb{Z}_n^\times$ 임을 보여라.
- 두 준동형의 합성이 준동형임을 보여라.
- $f:G\to H$ 가 전사 준동형이고 $G$ 가 아벨이면 $H$ 도 아벨임을 보여라.
- $\mathbb{Z}\to\mathbb{Z}$, $f(n)=2n$ 이 단사이지만 전사가 아님을 보이고, 이것이 유한군에서는 불가능한 이유를 설명하라.
정답·힌트
- $\operatorname{im}=\langle[2]\rangle=\{0,2,4\}$, $\ker=\{n:2n\equiv0\,(6)\}=3\mathbb{Z}$.
- 준동형 $f$ 는 $f(1)$ 의 위수가 $|1|=4$ 를 나눠야 하고 $\mathbb{Z}_6$ 의 원소 위수는 1,2,3,6. 공통으로 위수 1,2 가능 → $f(1)=[3]$(위수2) 가능: $\operatorname{im}=\{0,3\}$. 비자명 존재.
- $f(a)f(a^{-1})=f(aa^{-1})=f(e)=e$ → $f(a^{-1})=f(a)^{-1}$(역원의 유일성).
- $g\in G, k\in\ker f$: $f(gkg^{-1})=f(g)f(k)f(g)^{-1}=f(g)\,e\,f(g)^{-1}=e$ → $gkg^{-1}\in\ker f$.
- $f$ 동형, $a^n=e\iff f(a)^n=e$(준동형성+단사) → 위수 보존, $|f(a)|=|a|$. $\mathbb{Z}_4$ 엔 위수4 원소($1$), $\mathbb{Z}_2^2$ 엔 모든 비항등원소가 위수2 → 위수4 원소 없음 → 동형이면 위수4 원소가 대응되어야 하는데 불가능 → 비동형.
- $\varphi\in\operatorname{Aut}(\mathbb{Z}_n)$ 은 생성원 $1$ 의 상으로 결정되고, $\varphi(1)=k$ 가 다시 생성원이어야 함($\varphi$ 전단사이므로) → $\gcd(k,n)=1$. 사상 $\Phi:\operatorname{Aut}(\mathbb{Z}_n)\to\mathbb{Z}_n^\times$, $\varphi\mapsto\varphi(1)$ 은 동형(합성에 대응해 곱셈 보존 확인).
- $f:G\to H$, $g:H\to K$ 준동형이면 $(g\circ f)(ab)=g(f(ab))=g(f(a)f(b))=g(f(a))g(f(b))=(g\circ f)(a)(g\circ f)(b)$.
- $h_1,h_2\in H$, 전사이므로 $h_1=f(a),h_2=f(b)$ ($a,b\in G$). $h_1h_2=f(a)f(b)=f(ab)=f(ba)$($G$ 아벨)$=f(b)f(a)=h_2h_1$.
- $f(n)=f(m)\Rightarrow2n=2m\Rightarrow n=m$(단사). $\operatorname{im}f=2\mathbb{Z}\ne\mathbb{Z}$(전사 아님, 예: $1\notin2\mathbb{Z}$). 유한군 $G$ 에서 $f:G\to G$ 가 단사이면 $|\operatorname{im}f|=|G|$(상도 같은 크기) → $\operatorname{im}f=G$(부분집합이며 크기가 같음) → 자동으로 전사; 무한집합에서는 "부분집합이 전체와 같은 크기"가 가능하므로(비둘기집 원리가 깨짐) 이 논증이 작동하지 않는다.
관련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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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소개 — Hungerford §7.4 [synthesis] — 군 준동형·동형 정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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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소개 — Hungerford §7.4 [synthesis] — 항등원·역원·위수 보존, 증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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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소개 — Hungerford §7.4 [synthesis] — 단사 판정($\ker f=\{e\}$), 증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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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소개 — Hungerford §8.4 [synthesis] — 핵은 정규부분군, 상은 부분군; 자연사상의 핵이 임의 정규부분군과 일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