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과 체
환 공리, 정역·체·표수
개요 — 동기·문제의식
지금까지 $\mathbb{Z}$ 와 $\mathbb{Z}_n$ 을 따로따로 다뤘지만, 둘은 사실 같은 종류의 구조다 — 덧셈과 곱셈이라는 두 연산이 정해진 공리를 만족하는 집합. 이 공통 골격을 뽑아내 환(ring)이라는 추상 개념으로 정의하는 것이 Hungerford의 환 우선(rings-first) 전략의 핵심이다: 군보다 환을 먼저 다루는 이유는, 정수의 산술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구체적인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환의 정의에 어떤 공리를 더 요구하느냐(가환성, 항등원, 역원의 존재, 영인자의 부재)에 따라 정역·체 같은 더 강한 구조가 갈라지고, 이 분류가 이후 모든 환론의 지도(map)가 된다.
직관
환의 공리를 고를 때의 기준은 "$\mathbb{Z}$ 에서 참인 것 중 가장 적게"다. 덧셈에 대해서는 강하게 요구한다 — 뺄셈이 항상 가능해야 하므로(아벨군). 곱셈에 대해서는 약하게 요구한다 — 결합법칙만, 교환법칙도 항등원도 역원도 기본값으로는 요구하지 않는다. 왜일까? 정사각행렬의 곱셈(예제 1)이 교환되지 않는 경우를 자연스럽게 포섭하기 위해서다. 분배법칙이 두 연산을 "접착"하는 유일한 끈이다 — 분배법칙이 없으면 덧셈환과 곱셈군이 그냥 따로 노는 두 구조일 뿐, 서로 아무 관계가 없다.
체는 환의 정반대 극단이다 — 곱셈에 대해서도 (영원만 빼고) 거의 군에 가깝게 강하게 요구한다. "나눗셈이 자유롭게 되는 세계"가 체이고, $\mathbb{Q},\mathbb{R},\mathbb{C}$ 가 우리에게 익숙한 체다. 정역은 그 중간 지점 — 나눗셈은 못 해도 "영인자가 없다"는 더 약한, 그러나 매우 유용한 성질(소거법칙이 성립)을 가진 환이다.
정의
환(ring): 두 연산(덧셈·곱셈)을 가진 공집합 $R$ 로서 모든 $a,b,c\in R$ 에 대해 다음을 만족:1 - $(R,+)$ 은 아벨군: 결합·교환법칙, 영원 $0$, 덧셈역원 $-a$; - 곱셈은 결합적: $(ab)c=a(bc)$; - 분배법칙: $a(b+c)=ab+ac$, $(a+b)c=ac+bc$.
추가 명칭(공리를 더 요구할수록 좁아짐):
| 구조 | 추가 조건 | 예 |
|---|---|---|
| 가환환(commutative ring) | $ab=ba$ | $\mathbb{Z}$, $\mathbb{Z}_n$, $\mathbb{Z}[x]$ |
| 항등원 있는 환 | $\exists\,1\ne0$, $1a=a1=a$ | 위 전부; $M_2(\mathbb{R})$ |
| 정역(integral domain) | 가환환+항등원+영인자 없음($ab=0\Rightarrow a=0$ 또는 $b=0$) | $\mathbb{Z}$, $\mathbb{Z}[i]$, $F[x]$ |
| 체(field) | 가환환+항등원+0 아닌 모든 원소가 단원2 | $\mathbb{Q},\mathbb{R},\mathbb{C},\mathbb{Z}_p$ |
체의 동치 정의: $(R\setminus\{0\},\cdot)$ 이 아벨군.
영인자(zero divisor): $a\ne0$ 이면서 $ab=0$ ($b\ne0$)인 $b$ 가 존재하는 원소 $a$.
단원(unit): 곱셈 역원을 가지는 원소.
표수(characteristic) $\operatorname{char}R$: $\underbrace{1+\cdots+1}_{n}=0$ 인 최소 양의 정수 $n$ (그런 $n$ 이 없으면 $\operatorname{char}R=0$).
주요 정리
정리 (환의 기본 성질). 임의의 환 $R$ 과 $a,b\in R$ 에 대해:3 $$0a=a0=0,\qquad (-a)b=a(-b)=-(ab),\qquad (-a)(-b)=ab.$$
증명 보기
증명. $0a=(0+0)a=0a+0a$ (분배법칙); 양변에서 $0a$ 를 (아벨군이므로) 소거하면 $0=0a$. $(-a)b+ab=(-a+a)b=0b=0$ 이므로 $(-a)b=-(ab)$. $(-a)(-b)=-(a(-b))=-(-(ab))=ab$. ∎
정리 (체 ⇒ 정역). 모든 체는 정역이다.
증명 보기
증명. $ab=0$, $a\ne0$ 이라 하자. 체이므로 $a^{-1}$ 존재, $b=a^{-1}(ab)=a^{-1}0=0$. ∎ 역은 거짓: $\mathbb{Z}$ 는 정역이나 체가 아니다($2$ 는 $\mathbb{Z}$ 에서 가역이 아님).
정리 (유한 정역 ⇒ 체). 유한 정역은 항상 체다. → ℤₙ의 구조
증명 보기
증명. $a\ne0$ 인 원소를 고정. 사상 $x\mapsto ax$ 는 단사다(영인자 없음: $ax=ax'\Rightarrow a(x-x')=0\Rightarrow x=x'$). 유한집합 위의 단사함수는 전사이므로, $ax=1$ 인 $x$ 가 존재 — $a$ 가 가역. ∎ (유한성이 결정적: $\mathbb{Z}$ 는 정역이지만 무한이라 이 논증이 통하지 않는다.)
정리 (표수는 0 또는 소수). 정역의 표수는 $0$ 이거나 소수다.
증명 보기
증명 스케치. $\operatorname{char}R=n>0$ 이고 $n=ab$ ($1<a,b<n$)라 하면, $1+\cdots+1$($n$개)$=0$ 에서 분배법칙으로 $(1+\cdots+1_{a개})(1+\cdots+1_{b개})=0$ 을 만들 수 있어 영인자가 생긴다 — 정역의 가정에 모순. 따라서 $n$ 은 분해 불가, 즉 소수.
예제
예제 1 (포함관계의 사슬). 체 $\subsetneq$ 정역 $\subsetneq$ 가환환(항등원 有) $\subsetneq$ 환. $\mathbb{Q},\mathbb{R},\mathbb{C},\mathbb{Z}_p$($p$ 소수) = 체; $\mathbb{Z},\ \mathbb{Z}[x]$ = 정역(체 아님, $\mathbb{Z}$ 에서 $2$ 는 비가역); $\mathbb{Z}_6$ = 가환환(영인자 $2\cdot3=0$ 有, 정역 아님); $2\times2$ 실수 행렬환 $M_2(\mathbb{R})$ = 항등원 있는 비가환환.
예제 2 (표수 계산). $\operatorname{char}\mathbb{Z}_n=n$(직접: $\underbrace{1+\cdots+1}_n=[n]=[0]$, 그보다 작은 양의 $k$ 로는 $[k]\ne[0]$). $\operatorname{char}\mathbb{Q}=\operatorname{char}\mathbb{R}=\operatorname{char}\mathbb{C}=\operatorname{char}\mathbb{Z}=0$(어떤 양의 정수 합으로도 $0$ 이 되지 않음). $\operatorname{char}\mathbb{Z}_5=5$(소수와 일치 — 표수가 0 또는 소수라는 정리의 구체 사례).
예제 3 (가우스 정수, 새로운 정역). $\mathbb{Z}[i]=\{a+bi:a,b\in\mathbb{Z}\}\subseteq\mathbb{C}$ 는 $\mathbb{C}$ 의 부분환이고 정역(체의 부분환은 자동으로 영인자가 없다). 단원은 노름 $N(a+bi)=a^2+b^2$ 이 $1$ 인 원소, 즉 $\pm1,\pm i$ 뿐.
예제 4 (영인자가 있는 비가환환). $M_2(\mathbb{R})$ 에서 $A=\bigl(\begin{smallmatrix}1&0\\0&0\end{smallmatrix}\bigr)$, $B=\bigl(\begin{smallmatrix}0&0\\0&1\end{smallmatrix}\bigr)$: $AB=\bigl(\begin{smallmatrix}0&0\\0&0\end{smallmatrix}\bigr)=0$ 이지만 $A,B\ne0$ — 영인자. 행렬환은 가환도 정역도 아닌 환의 표준 예.
예제 5 (다항식환은 정역). $F$ 가 체이면 $F[x]$ 는 정역이다(두 0 아닌 다항식의 곱의 최고차항 계수는 두 최고차항 계수의 곱으로, 체에서는 0이 아니므로 곱도 0이 아닌 다항식). 그러나 체는 아니다($x$ 는 $F[x]$ 에서 비가역 — $x\cdot f(x)=1$ 인 다항식 $f$ 는 차수 비교로 존재 불가).
예제 6 (부울환, 특이한 환). $x^2=x$ 가 모든 $x$ 에 성립하는 환을 부울환(Boolean ring)이라 한다(집합의 멱집합에 대칭차·교집합을 연산으로 주면 예가 된다). 부울환은 항상 가환이고 $\operatorname{char}=2$ 다 — 환 공리만으로 예상 밖의 성질이 강제되는 좋은 예.
흔한 오해와 함정
- "환은 항상 곱셈이 교환적" — 아니다. 행렬환 $M_n(R)$ 이 표준 반례. "환"의 기본 정의에 가환성은 없다 — Hungerford는 가환환을 별도로 명명한다.
- "환은 항상 항등원을 가진다" — 책마다 관례가 다르다. Hungerford는 항등원을 환의 추가 성질로 다루며 짝수환 $2\mathbb{Z}$ 처럼 항등원 없는 환도 인정한다.
- 체 ⇒ 정역의 역을 참이라 오해 — $\mathbb{Z}$ 가 직접 반례. "정역인데 체가 아닌" 환은 흔하다($\mathbb{Z}$, $F[x]$, $\mathbb{Z}[i]$ 등).
- "유한 정역은 체"를 무한 정역에 적용 — 유한성이 증명의 핵심 단계(단사 ⟹ 전사)에 필수. 무한 정역은 체가 아닐 수 있다.
- 영인자와 단원을 혼동 — 같은 원소가 동시에 영인자이면서 단원일 수는 없다(단원이면 소거법칙이 성립해 영인자 정의에 위배). 둘은 "0 아닌 원소"의 서로 배타적인 두 행동.
- 표수를 "원소의 개수"로 착각 — 표수는 "$1$ 을 몇 번 더해야 $0$ 이 되는가"를 재는 수이지 환의 크기(농도)가 아니다. $\mathbb{Z}_2[x]$ 는 무한환이지만 표수는 $2$.
큰 그림 / 연결
환·정역·체의 분류는 책 전체의 좌표축이다 — $\mathbb{Z}_n$은 이 분류의 첫 실험장이었고, $\mathbb{Z}_p$ 가 체가 되는 조건이 이 페이지의 정리들로 정확히 설명된다. 다음 단계는 환들 사이의 구조보존 사상(환 준동형)과, 환을 "나눠서" 새 환을 만드는 아이디얼·몫환 이론 — 이는 합동산술의 일반화다. 정역의 산술(소인수분해가 유일한가?)은 euclidean pid ufd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며, 체는 벡터공간의 스칼라로서 선형대수와 직결되고, 체를 더 큰 체로 확장하는 이론(체 확대)은 다항식의 근을 다루는 Galois 이론으로 이어진다. 정수론(numbertheory 위키)에서는 $\mathbb{Z}[i]$ 같은 정역의 산술이 두 제곱수의 합 정리 같은 고전 결과의 토대가 된다.
연습문제
- $\mathbb{Z}_6$ 의 영인자를 모두 찾아라.
- $\mathbb{Z}_n$ 이 정역일 필요충분조건이 $n$ 이 소수임을 보여라.
- 체에서 $ab=0$ 이면 $a=0$ 또는 $b=0$ 임을(영인자 없음) 보여라.
- $M_2(\mathbb{R})$ 에서 $AB\ne BA$ 인 예를 들어라.
- $\mathbb{Z}[i]$ 의 단원이 $\pm1,\pm i$ 뿐임을 노름 $N(a+bi)=a^2+b^2$ 으로 보여라.
- 환의 영원 $0$ 이 유일함을 증명하라.
- 항등원이 있는 환에서 $1$ 이 영인자가 될 수 없음을 보여라.
- $\mathbb{Z}\times\mathbb{Z}$($\text{성분별 연산}$)가 가환환이지만 정역이 아님을 보여라.
정답·힌트
- $[2],[3],[4]$ ($2\cdot3=0$, $3\cdot4=0$, $4\cdot3=0$; $2\cdot4=8\equiv2\ne0$이지만 $2$ 자체는 이미 다른 곱에서 영인자임이 확인됨).
- $n=ab$ ($1<a,b<n$)면 $[a][b]=[0]$ 영인자→정역 아님. $n$ 소수면 영인자 없음(ℤₙ의 구조 단원 판정에서 0 아닌 모든 원소가 가역 ⟹ 소거법칙 성립).
- $a\ne0$ 이면 체이므로 $a^{-1}$ 존재 → $b=a^{-1}(ab)=a^{-1}0=0$.
- $A=\bigl(\begin{smallmatrix}0&1\\0&0\end{smallmatrix}\bigr),\ B=\bigl(\begin{smallmatrix}0&0\\1&0\end{smallmatrix}\bigr)$: $AB=\bigl(\begin{smallmatrix}1&0\\0&0\end{smallmatrix}\bigr)\ne BA=\bigl(\begin{smallmatrix}0&0\\0&1\end{smallmatrix}\bigr)$.
- $N$ 은 곱셈적($N(zw)=N(z)N(w)$, 복소수 노름의 성질). $z$ 단원이면 $zw=1$ 인 $w$ 가 있어 $N(z)N(w)=N(1)=1$, 양의 정수이므로 $N(z)=1$ → $a^2+b^2=1$ ($a,b\in\mathbb{Z}$) → $(\pm1,0),(0,\pm1)$, 즉 $\pm1,\pm i$.
- $0,0'$ 이 둘 다 영원이면 $0=0+0'=0'$ (각각의 영원 성질을 한 번씩 사용).
- $1$ 이 영인자라면 $1\cdot b=0$ ($b\ne0$)인 $b$ 가 있어야 하는데 $1\cdot b=b\ne0$ — 모순.
- $(1,0)\cdot(0,1)=(0,0)$ 이지만 $(1,0)\ne(0,0)$, $(0,1)\ne(0,0)$ — 영인자 존재, 정역 아님 (성분별 연산이 환 공리를 만족함은 직접 확인 가능, 가환성도 각 성분 환의 가환성에서).
관련 개념
- 합동과 모듈러 산술 — $\mathbb{Z}_n$ 은 환의 핵심 예
- 환 준동형 — 환 사이 구조보존 사상
- 아이디얼 — 환의 "정규부분군" 격
- euclidean pid ufd — 정역의 산술
- vector spaces over fields — 체 위 벡터공간(선형대수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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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소개 — Hungerford §3.1 — "A ring is a nonempty set R equipped with two operations (usually written as addition and multiplication) that satisfy the following axiom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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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소개 — Hungerford §3.1 — "A field is a commutative ring R with identity 1_R ≠ 0_R" in which every nonzero element is a un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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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소개 — Hungerford §3.2 [synthesis] — 환의 기본 성질($0a=0$, $(-a)(-b)=ab$ 등); 표수가 0 또는 소수임은 영인자 부재로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