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형식과 거듭제곱근
오일러 공식, 드무아브르, n제곱근
개요 — 동기·문제의식
복소수의 곱셈은 직교좌표 $(a_1a_2-b_1b_2,\,a_1b_2+a_2b_1)$에서는 어수선하고 그 의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극형식으로 옮기면 "모듈러스는 곱하고 편각은 더한다"는 한 줄로 끝난다. 이 관점이 De Moivre 정리, $n$제곱근, 단위원의 기하를 모두 풀어낸다. 곱셈을 회전+확대로 보는 시각은 복소해석 전체의 기하적 직관의 토대이며, 뒤에서 다룰 모든 등각사상(뫼비우스 변환, conformal mapping riemann)과 해석함수의 국소적 거동(미분계수 $f'(z_0)$가 바로 "이 점에서의 회전+확대 비율")을 이해하는 언어가 된다.
직관 — 곱셈 = 회전 + 확대
$z = re^{i\theta}$를 고정된 복소수 $w=\rho e^{i\phi}$에 곱한다고 하자: $zw = r\rho\,e^{i(\theta+\phi)}$. 기하적으로 이것은 정확히 두 가지 일이다 — (1) $z$의 길이를 $\rho$배로 늘이고(확대/축소), (2) $z$를 원점 중심으로 각도 $\phi$만큼 돌린다(회전). 즉 "$w$를 곱하는 것"이라는 대수적 연산이 "회전+확대"라는 기하적 연산과 정확히 같다. 이것이 복소수가 평면 기하학의 자연스러운 언어인 이유다 — 회전과 확대를 행렬로 다루는 대신 복소수 곱셈 하나로 다룰 수 있다.
특수한 경우: $|w|=1$(단위원 위)이면 곱셈은 순수한 회전이다. $w$가 양의 실수이면 순수한 확대다. $w=i$를 곱하는 것은 정확히 $90°$ 회전이고, $i^2=-1$을 곱하는 것은 $180°$ 회전(=부호 반전)이다 — 앞 페이지의 "$i^2=-1$은 두 번의 $90°$ 회전" 직관이 여기서 정량적으로 확인된다. 이 회전-확대 그림은 나중에 해석함수의 미분 $f'(z_0)$를 이해하는 핵심이 된다: $f'(z_0)\ne0$이면 $f$는 $z_0$ 근방에서 (1차 근사로) 정확히 "$f'(z_0)$를 곱하는" 사상, 즉 국소적으로 각을 보존하는 회전+확대다(등각성, 코시–리만 방정식).
정의
$z = x+iy \ne 0$에 대해 $r = |z|$, $\theta$를 양의 실축과 $z$가 이루는 각이라 하면1 $$z = r(\cos\theta + i\sin\theta) = r\,e^{i\theta}\qquad(\text{Euler 공식}).$$ - $r = |z| = \sqrt{x^2+y^2}$ - $\theta = \arg z$ — 편각(argument), $2\pi$의 정수배만큼 다값($z=re^{i\theta}=re^{i(\theta+2\pi k)}$, $k\in\mathbb{Z}$ 모두 같은 $z$를 나타낸다). $-\pi < \theta \le \pi$로 제한한 것을 주편각 $\operatorname{Arg} z$. - Euler 공식: $e^{i\theta} = \cos\theta + i\sin\theta$. ($e^z$의 멱급수 정의로부터 엄밀히 유도되는 정리지만, 여기서는 극형식의 표기 약속으로 도입하고 초등함수에서 함수로서 정당화한다.) - $z=0$의 편각은 정의되지 않는다(어떤 방향도 특정할 수 없으므로). 모든 극형식 논의는 $z\ne0$을 전제한다.
주요 정리
정리 (곱셈·나눗셈의 기하). $z_1 = r_1e^{i\theta_1}$, $z_2 = r_2e^{i\theta_2}$이면 $$z_1z_2 = r_1r_2\,e^{i(\theta_1+\theta_2)},\qquad \frac{z_1}{z_2} = \frac{r_1}{r_2}\,e^{i(\theta_1-\theta_2)}.$$
증명 보기
증명 스케치. 삼각함수의 덧셈정리로: $r_1(\cos\theta_1+i\sin\theta_1)\cdot r_2(\cos\theta_2+i\sin\theta_2) = r_1r_2\big[(\cos\theta_1\cos\theta_2-\sin\theta_1\sin\theta_2)+i(\sin\theta_1\cos\theta_2+\cos\theta_1\sin\theta_2)\big] = r_1r_2(\cos(\theta_1+\theta_2)+i\sin(\theta_1+\theta_2))$. ∎ 즉 곱셈 = 모듈러스 곱 + 편각 합 (회전과 확대). $\arg(z_1z_2) = \arg z_1 + \arg z_2 \pmod{2\pi}$ — 단, 주편각끼리는 이 등식이 $2\pi$ 차이로 깨질 수 있음에 주의(아래 흔한 함정).
정리 (De Moivre).2 정수 $n$에 대해 $$(\cos\theta + i\sin\theta)^n = \cos n\theta + i\sin n\theta,\quad\text{즉}\quad (e^{i\theta})^n = e^{in\theta}.$$
증명 보기
증명 스케치. $n\ge0$이면 곱셈 규칙(편각 합)을 귀납적으로 적용: $n=1$ 자명, $n\to n+1$은 곱셈 정리를 한 번 더 적용. $n<0$이면 $z^{-1}=\frac1z=\frac{1}{r}e^{-i\theta}$(모듈러스 역수, 편각 부호반전)에서 양의 경우로 환원. ∎ De Moivre는 곱셈 정리의 특수한 경우(같은 수를 $n$번 곱함)일 뿐이지만, 삼각함수의 배각공식을 통째로 생성하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예제 4).
정리 ($n$제곱근). $w \ne 0$, $w = \rho\,e^{i\phi}$의 $n$제곱근은 정확히 $n$개: $$z_k = \rho^{1/n}\exp\!\left(i\,\frac{\phi + 2\pi k}{n}\right),\qquad k = 0,1,\dots,n-1.$$ 이들은 중심 $0$, 반지름 $\rho^{1/n}$인 원 위에 정$n$각형의 꼭짓점으로 균등 배치된다(이웃한 두 근의 편각 차이가 항상 $2\pi/n$로 일정하기 때문).
증명 보기
증명 스케치. $z^n = w$에 극형식 $z = s\,e^{i\alpha}$를 대입하면 $s^ne^{in\alpha}=\rho e^{i\phi}$. 모듈러스를 비교해 $s^n=\rho$, 즉 $s=\rho^{1/n}$(양의 실수 $n$제곱근, 유일). 편각을 비교하면 $n\alpha \equiv \phi \pmod{2\pi}$, 즉 $\alpha = \frac{\phi+2\pi k}{n}$ ($k\in\mathbb{Z}$). $k$와 $k+n$은 $\alpha$ 값이 $2\pi$ 차이라 같은 $z$를 주므로, $k=0,\dots,n-1$이 서로 다른 $n$개의 근을 모두 준다(그 이상은 반복). ∎
특히 1의 $n$제곱근은 $\omega_k = e^{2\pi i k/n}$ ($k=0,\dots,n-1$)이고, 이들의 합은 $0$이다($n\ge2$) — 등비수열 합 공식 $\sum_{k=0}^{n-1}\omega^k=\frac{\omega^n-1}{\omega-1}=0$ ($\omega=e^{2\pi i/n}\ne1$, $\omega^n=1$)에서.
예제
예제 1. $-1 - i$의 극형식. $r = \sqrt2$, 제3사분면이므로 $\operatorname{Arg} = -\tfrac{3\pi}{4}$. 따라서 $-1-i = \sqrt2\,e^{-i3\pi/4}$.
예제 2. $(1+i)^{10}$. $1+i = \sqrt2\,e^{i\pi/4}$이므로 $$(1+i)^{10} = (\sqrt2)^{10}e^{i\,10\pi/4} = 32\,e^{i5\pi/2} = 32\,e^{i\pi/2} = 32i.$$ 직교좌표로 직접 전개하면 이항정리로 $10$개 항을 계산해야 하는 일을, 극형식이 두 줄로 끝낸다 — 거듭제곱 계산은 극형식의 가장 직접적인 효용이다.
예제 3. $z^3 = 8$의 세 근. $8 = 8e^{i0}$, $z_k = 2\,e^{i\,2\pi k/3}$: $$z_0 = 2,\quad z_1 = 2e^{i2\pi/3} = -1 + i\sqrt3,\quad z_2 = 2e^{i4\pi/3} = -1 - i\sqrt3.$$ 세 근은 반지름 $2$인 원 위 정삼각형의 꼭짓점. 실근은 $z_0=2$ 하나뿐이고 나머지 둘은 켤레쌍 — 실계수 다항식의 비실근은 항상 켤레쌍으로 온다는 일반 사실의 구체적 예다.
예제 4 (배각공식). De Moivre로 $\cos 3\theta$를 전개. $(\cos\theta+i\sin\theta)^3$을 이항정리로 전개: $$\cos^3\theta + 3i\cos^2\theta\sin\theta - 3\cos\theta\sin^2\theta - i\sin^3\theta.$$ 실부를 De Moivre의 $\cos3\theta$와 비교: $$\cos3\theta = \cos^3\theta - 3\cos\theta\sin^2\theta = 4\cos^3\theta - 3\cos\theta.$$ (마지막 등호는 $\sin^2\theta=1-\cos^2\theta$ 대입.) 삼각함수 항등식을 외우는 대신 De Moivre로 즉석에서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 강력한 응용이다.
예제 5 (정$n$각형의 넓이, 기하 응용). 1의 $5$제곱근 다섯 개가 이루는 정오각형의 한 변의 길이를 구하라. 이웃한 두 근 $\omega_0=1$, $\omega_1=e^{2\pi i/5}$ 사이 거리는 $|\omega_1-\omega_0|=|e^{2\pi i/5}-1|$. 이를 $2\sin(\pi/5)$로 정리할 수 있다: $|e^{i\alpha}-1| = |e^{i\alpha/2}(e^{i\alpha/2}-e^{-i\alpha/2})| = |2i\sin(\alpha/2)| = 2|\sin(\alpha/2)|$, $\alpha=2\pi/5$이면 $2\sin(\pi/5)$. 극형식이 순수 기하 문제(정다각형의 변의 길이)를 대수적으로 풀어낸다.
예제 6 (편각의 비가법성, 주값에서). $z_1=-1+i$ ($\operatorname{Arg}=3\pi/4$), $z_2=-1-i$ ($\operatorname{Arg}=-3\pi/4$). $z_1z_2 = (-1+i)(-1-i)=1-i^2=2$, $\operatorname{Arg}(z_1z_2)=0$. 그러나 $\operatorname{Arg} z_1+\operatorname{Arg} z_2 = 3\pi/4-3\pi/4=0$ — 이번엔 우연히 맞아떨어졌다. 일반적으로는 $\operatorname{Arg}(z_1z_2)\ne\operatorname{Arg} z_1+\operatorname{Arg} z_2$일 수 있음을 다음 함정에서 짚는다.
흔한 오해와 함정
- "$\operatorname{Arg}(z_1z_2)=\operatorname{Arg} z_1+\operatorname{Arg} z_2$ (주값끼리는 항상 등식)" — 거짓이다. 일반 $\arg$(다값)는 합이 성립하지만, 주값 $\operatorname{Arg}\in(-\pi,\pi]$로 제한하면 합이 범위를 벗어날 수 있어 $2\pi$를 더하거나 빼야 맞는 경우가 생긴다. 예: $z_1=z_2=e^{i\,3\pi/4}$이면 $\operatorname{Arg} z_1+\operatorname{Arg} z_2 = 3\pi/2$인데 이는 $(-\pi,\pi]$ 밖이고, 실제 $\operatorname{Arg}(z_1z_2)=\operatorname{Arg}(e^{i3\pi/2})=\operatorname{Arg}(e^{-i\pi/2})=-\pi/2 = 3\pi/2-2\pi$. 이 불연속성이 초등함수에서 $\log$가 다값이 되는 근본 원인이다.
- "$n$제곱근이라 하면 그중 하나(양의 실수 근)만 생각하면 된다" — 복소수 범위에서 $n$제곱근은 항상 $n$개(다값)다. "$8$의 세제곱근"이라고만 하면 $2$ 하나가 아니라 $\{2, -1+i\sqrt3, -1-i\sqrt3\}$ 전체를 가리킨다. 어느 하나만 골라 쓰려면 "주근(principal root)"이라는 가지를 명시해야 한다.
- De Moivre 공식을 정수가 아닌 지수에 함부로 적용 — $(\cos\theta+i\sin\theta)^n=\cos n\theta+i\sin n\theta$는 $n$이 정수일 때의 정리다. $n$이 분수(예: $n=1/2$)이면 좌변 자체가 다값이 되어 단순 대입이 위험하다 — 이 경우는 $n$제곱근 정리로 따로 다뤄야 한다.
- 편각의 범위 선택을 헷갈리는 것 — $\operatorname{Arg} z\in(-\pi,\pi]$ 관례를 쓰는지 $[0,2\pi)$ 관례를 쓰는지에 따라 계산 결과의 형태가 달라진다. Ponnusamy는 $(-\pi,\pi]$를 표준으로 쓰며, 이 위키도 이를 따른다 — 다른 교재와 비교할 때 주의.
큰 그림 / 연결
극형식의 "곱셈 = 회전+확대"라는 그림은 초등함수에서 $e^z$가 띠를 부채꼴로 보내는 사상을 이해하는 열쇠가 되고, 뫼비우스 변환에서 가장 단순한 변환(회전·확대·평행이동)의 구성 요소가 된다. $n$제곱근이 정$n$각형을 이룬다는 사실은 algebra 위키의 순환군 이론과 직결된다 — 1의 $n$제곱근들은 곱셈에 대해 위수 $n$의 순환군을 이루며, 이는 갈루아 이론에서 원분다항식(cyclotomic polynomial)의 근으로 다시 등장한다. 더 나아가, 편각의 다값성(연속적으로 따라가면 $2\pi$만큼 어긋나는 문제)은 로랑 급수에서 $\log z$의 특이점을 가지로 분류하는 논의로 이어지고, 복소평면을 "끝까지" 압축한 riemann sphere and infinity에서 회전이 어떻게 구면 위의 등각변환으로 확장되는지를 보는 데도 이 직관이 쓰인다.
연습문제
- $\sqrt{3} + i$를 극형식으로 쓰고 $(\sqrt3+i)^6$을 구하라.
- $z^4 = -16$의 네 근을 구하고 복소평면에 배치하라.
- 1의 다섯 제곱근의 합이 $0$임을 보여라.
- De Moivre를 이용해 $\sin 3\theta$를 $\sin\theta$로 나타내라.
- $z=re^{i\theta}$일 때 $\bar z$의 극형식을 쓰고, 이를 이용해 $\overline{z^n}=(\bar z)^n$을 극형식으로 다시 확인하라.
- $|z|=1$인 모든 $z$에 대해 $z+1/z = 2\cos\theta$ ($z=e^{i\theta}$)임을 보이고, 이를 이용해 $\cos\theta = \frac{e^{i\theta}+e^{-i\theta}}{2}$ 공식을 유도하라.
- 1의 $n$제곱근 중 $1$이 아닌 것들의 곱을 구하라(힌트: $x^n-1=(x-1)(x-\omega_1)\cdots(x-\omega_{n-1})$의 상수항 비교).
힌트 / 정답
- $\sqrt3+i = 2e^{i\pi/6}$. $(\cdot)^6 = 2^6 e^{i\pi} = -64$.
- $-16 = 16e^{i\pi}$. $z_k = 2\,e^{i(\pi+2\pi k)/4}$, $k=0,1,2,3$ ⟹ $2e^{i\pi/4}, 2e^{i3\pi/4}, 2e^{i5\pi/4}, 2e^{i7\pi/4}$ (정사각형의 네 꼭짓점, 각 축으로부터 $45°$).
- $\sum_{k=0}^{4} \omega^k = \dfrac{\omega^5 - 1}{\omega - 1} = 0$ ($\omega = e^{2\pi i/5}$, $\omega^5=1$, $\omega\ne1$).
- $\sin3\theta = 3\sin\theta - 4\sin^3\theta$ ($(\cos\theta+i\sin\theta)^3$의 허부 전개, 예제 4와 같은 방법).
- $\bar z = re^{-i\theta}$(편각 부호만 반전, 모듈러스 동일). $\overline{z^n}=\overline{r^ne^{in\theta}}=r^ne^{-in\theta}=(re^{-i\theta})^n=(\bar z)^n$.
- $z+1/z = e^{i\theta}+e^{-i\theta} = (\cos\theta+i\sin\theta)+(\cos\theta-i\sin\theta)=2\cos\theta$. 양변을 $2$로 나누면 $\cos\theta=\frac{e^{i\theta}+e^{-i\theta}}{2}$ — 이 공식은 초등함수에서 $\cos z$를 복소수로 확장하는 정의 자체가 된다.
- $x^n-1=(x-1)(x-\omega_1)\cdots(x-\omega_{n-1})$에서 $x=0$ 대입: $-1=(-1)\cdot(-\omega_1)\cdots(-\omega_{n-1})=(-1)^{n-1}\cdot(-1)\cdot\omega_1\cdots\omega_{n-1}\cdot(-1)^{n-1}$... 더 직접적으로: 상수항 비교 $-1 = (-1)^n\cdot 1\cdot\omega_1\cdots\omega_{n-1}$이므로 $\omega_1\cdots\omega_{n-1} = \dfrac{-1}{(-1)^n} = (-1)^{n+1}$.
관련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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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소개 — Ponnusamy §1.3 — polar representation $z = r(\cos\theta + i\sin\theta)$, $r=|z|$, $\theta=\arg z$.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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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소개 — Ponnusamy §1.3 — De Moivre's formula $(\cos\theta+i\sin\theta)^n = \cos n\theta + i\sin n\theta$; $n$th roots equally spaced on a circ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