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기하학
I. 곡선의 국소이론 · 2/16

호장과 재매개화

단위속력 곡선, 호장 매개화의 존재

읽음 0/0 갱신 2026-06-30

개요 — 동기·문제의식

매개화된 곡선에서 보았듯, 같은 곡선의 이미지를 무수히 다른 속력으로 지나가는 매개변수화가 존재한다. 이는 큰 문제다 — 곡률처럼 "곡선이 얼마나 휘는가"를 재는 양을 정의하려는데, 속력이 매개변수화마다 다르면 같은 기하학적 곡선에 대해 답이 제각각 나올 위험이 있다. 해결책은 "거리 자체를 매개변수로 쓰는" 것이다: 시작점에서부터 잰 호의 길이 $s$를 새로운 매개변수로 삼으면, 그 매개변수화는 자동으로 속력이 $1$이 된다(단위속력, unit-speed). 이 페이지는 호의 길이를 정의하고, 모든 정칙 곡선이 본질적으로 유일한 단위속력 매개변수화를 갖는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 이는 다음 장의 곡률·열률 정의를 가능케 하는 토대다.

직관

자동차 주행거리계를 생각하자. 차가 빠르게 달리든 천천히 달리든, 주행거리계는 "지금까지 실제로 이동한 거리"만을 기록한다. 호의 길이 $s(t)$가 바로 그 주행거리계다 — $t$를 "시계가 가리키는 시각"이라 하면, $s(t)$는 "그 시각까지 누적된 실제 이동거리"다. 만약 새로 $s$를 매개변수로 채택한다면("주행거리계 눈금이 $s$일 때 어디 있는가?"), 정의상 단위 매개변수당 정확히 단위거리를 이동하게 된다 — 이것이 단위속력이다.

단위속력 곡선이 특별히 다루기 쉬운 이유는 순전히 기하학적이다: 속력이 일정한 단위벡터 $\dot\gamma(t)$를 따라가면, 가속도 $\ddot\gamma(t)$는 속력의 변화가 아니라 오직 방향의 변화만을 기록한다. 즉 $\ddot\gamma$는 "휘어짐"의 순수한 측정값이 된다 — 속력 변화라는 잡음이 완전히 제거된 상태다.

정의

곡선 $\gamma$의 $\gamma(t_0)$로부터의 호의 길이(arc-length) 함수는 $$s(t)=\int_{t_0}^{t}\lVert\dot\gamma(u)\rVert\,du$$ 로 정의되는 누적 이동거리다.1 그 도함수 $ds/dt=\lVert\dot\gamma(t)\rVert$는 곡선의 속력(speed)이다. 곡선이 단위속력(unit-speed)이라 함은 모든 $t$에서 $\lVert\dot\gamma(t)\rVert=1$인 것을 말한다.2

용어 정의
정칙점(regular point) $\dot\gamma(t)\neq0$인 점
정칙 곡선(regular curve) 모든 점이 정칙인 곡선5
재매개변수화(reparametrization) $\tilde\gamma(\tilde t)=\gamma(\phi(\tilde t))$, $\phi$는 매끄러운 전단사이며 역함수도 매끄러움4
단위속력 매개변수 호의 길이 $s$(혹은 $\pm s+c$)를 매개변수로 쓴 것

핵심 보조정리. $n(t)$가 $t$에 매끄럽게 의존하는 단위벡터(즉 $\lVert n(t)\rVert\equiv1$)이면, $\dot n(t)\cdot n(t)=0$ — 도함수는 벡터 자신에 수직이다.3 단위속력 곡선에 적용하면 $\ddot\gamma\perp\dot\gamma$(또는 $\ddot\gamma=0$)를 즉시 얻는다.

주요 정리

정리 (단위속력 재매개변수화의 존재성). 매개변수화된 곡선이 단위속력 재매개변수화를 가질 필요충분조건은 그것이 정칙(regular)인 것이다.6

증명 보기

증명 스케치. ($\Rightarrow$) 단위속력이면 정의상 $\lVert\dot{\tilde\gamma}\rVert=1\neq0$이므로 정칙. ($\Leftarrow$) $\gamma$가 정칙이면 $s(t)=\int_{t_0}^t\lVert\dot\gamma(u)\rVert\,du$는 $ds/dt=\lVert\dot\gamma(t)\rVert>0$이므로 (역함수 정리에 의해) 매끄러운 역함수 $t=t(s)$를 갖는 강증가함수다. $\tilde\gamma(s):=\gamma(t(s))$로 정의하면 연쇄법칙으로 $$\frac{d\tilde\gamma}{ds}=\dot\gamma(t(s))\cdot\frac{dt}{ds}=\dot\gamma(t(s))\cdot\frac{1}{\|\dot\gamma(t(s))\|}$$ 이고 이는 단위벡터다. ∎

핵심은 정칙성이 본질적 가설이라는 점이다 — 특이점($\dot\gamma=0$)이 있으면 $ds/dt=0$이 되어 역함수정리가 깨지고, 단위속력 재매개변수화가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예: 첨점 근방에서는 호의 길이가 $t$에 대해 가역이 아니다).

따름정리 (단위속력 매개변수의 유일성). 한 곡선의 임의의 두 단위속력 매개변수화는 $u=\pm s+c$(부호와 평행이동의 자유도만)로 관계된다.7 즉 단위속력 매개변수는 "본질적으로 유일"하며, 자유도는 시작점($c$)과 방향($\pm$)뿐이다.

증명 보기

증명 스케치. 두 단위속력 매개변수화 $\gamma(s)$, $\tilde\gamma(u)$가 같은 이미지를 추적한다면, 재매개변수화 함수 $u=\phi(s)$는 $\left|\frac{d\phi}{ds}\right|=\dfrac{\lVert\dot{\tilde\gamma}\rVert}{\lVert\dot\gamma\rVert}=\dfrac{1}{1}=1$을 만족해야 하므로 $\phi(s)=\pm s+c$. ∎

주의 (존재는 해석적이 아닐 수 있다). 단위속력 재매개변수화는 정칙성만 있으면 항상 존재하지만, $s(t)$를 닫힌 형태(초등함수)로 표현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 예컨대 뒤틀린 3차곡선의 호의 길이는 타원적분으로 귀결되어 초등함수로 풀리지 않는다.8 이 때문에 제2장부터는 "모든 곡선이 정칙이라고 가정"하되, 실제 계산에서는 단위속력 매개변수를 명시적으로 쓰지 않고 일반 매개변수 공식(예: $\kappa=\lVert\dot\gamma\times\ddot\gamma\rVert/\lVert\dot\gamma\rVert^3$)을 사용하는 일이 흔하다.9

예제

예제 1 (원의 단위속력화). $\gamma(t)=(R\cos t,R\sin t)$, $\dot\gamma(t)=(-R\sin t,R\cos t)$, $\lVert\dot\gamma\rVert=R$(상수). 호의 길이 $s(t)=Rt$이므로 $t=s/R$. 단위속력 매개변수화: $\tilde\gamma(s)=(R\cos(s/R),R\sin(s/R))$. 확인: $\lVert\dot{\tilde\gamma}(s)\rVert=\lVert(-\sin(s/R),\cos(s/R))\rVert=1$. ✓

예제 2 (나선의 단위속력화). $\gamma(t)=(\cos t,\sin t,t)$, $\dot\gamma=(-\sin t,\cos t,1)$, $\lVert\dot\gamma\rVert=\sqrt2$(상수). $s(t)=\sqrt2\,t$, $t=s/\sqrt2$. 단위속력화: $\tilde\gamma(s)=(\cos(s/\sqrt2),\sin(s/\sqrt2),s/\sqrt2)$.

예제 3 (직선의 단위속력화). $\gamma(t)=p+t\mathbf v$, $\lVert\mathbf v\rVert=c$(상수). $s=ct$이므로 $\tilde\gamma(s)=p+s(\mathbf v/c)$ — 방향을 단위벡터로 정규화한 것과 같다.

예제 4 (특이점에서 단위속력화 실패). $\gamma(t)=(t^3,t^2)$(반삼차포물선)는 $t=0$에서 $\dot\gamma(0)=(0,0)$이라 정칙이 아니다 — 정리의 가설이 깨지므로 $t=0$ 근방을 포함한 단위속력 매개변수화가 존재한다는 보장이 없다(실제로 $t=0$에서 첨점이 생겨 매끄러운 단위속력화가 불가능하다).

예제 5 (뒤틀린 3차곡선, 타원적분). $\gamma(t)=(t,t^2,t^3)$, $\dot\gamma=(1,2t,3t^2)$, $\lVert\dot\gamma\rVert=\sqrt{1+4t^2+9t^4}$ — 이 피적분함수는 초등함수의 원시함수를 갖지 않는다(타원적분).8 그래도 정리에 의해 단위속력 재매개변수화는 존재한다 — 단지 명시적으로 쓸 수 없을 뿐.

예제 6 (단위속력 매개변수의 유일성, 부호 확인). 단위원의 두 단위속력 매개변수 $\gamma_1(s)=(\cos s,\sin s)$와 $\gamma_2(u)=(\cos(-u),\sin(-u))=(\cos u,-\sin u)$를 비교하면, $\gamma_2(u)=\gamma_1(-u)$이므로 $\phi(u)=-u$ — 따름정리의 $u=\pm s+c$ 꼴($c=0$, 부호 $-$)과 일치, 방향이 반대인 매개변수화.

흔한 오해와 함정

큰 그림 / 연결

호의 길이와 단위속력화는 미분기하학 전체에서 반복되는 패턴의 첫 사례다: "임의 매개변수 공식을 유도한 뒤, 단위속력 매개변수에서 가장 단순한 형태를 확인하고, 다시 임의 매개변수로 일반화한다." 곡률과 비틀림의 곡률·열률은 단위속력에서 가장 깨끗하게 정의되고($\kappa=\lVert\ddot\gamma\rVert$), 이후 일반 매개변수 공식으로 확장된다. 곡면 위의 측지선도 같은 논증(등속 매개변수화를 갖는다는 보조정리가 측지선 방정식의 토대)을 따른다. 핵심 보조정리($\dot n\cdot n=0$)는 회전하는 좌표틀(Frenet 틀, frame fields and structural equations)의 운동방정식을 유도하는 데도 반복적으로 쓰인다. 곡면의 첫 번째 기본형식(제1기본형식)이 정의하는 길이 공식도 이 페이지의 적분 $\int\lVert\dot\gamma\rVert\,dt$를 곡면 위로 일반화한 것이다.

연습문제

  1. $\gamma(t)=(3\cos t,3\sin t,4t)$의 속력을 구하고 단위속력 재매개변수화를 명시적으로 써라.
  2. $\gamma(t)=(e^t\cos t,e^t\sin t)$(로그나선)의 $t=0$에서 시작하는 호의 길이 함수 $s(t)$를 구하라.
  3. 정칙 곡선의 호의 길이 함수 $s(t)$가 강증가함수임을 보여라.
  4. $\gamma(t)=(t^2,t^3)$가 $t=0$에서 정칙이 아님을 보이고, 이것이 단위속력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설명하라.
  5. 단위속력 곡선 $\gamma(s)$에 대해 $\ddot\gamma(s)\cdot\dot\gamma(s)=0$임을 핵심 보조정리로부터 유도하라.
  6. $\gamma(t)=(\cosh t,\sinh t)$(쌍곡선의 한 가지)의 속력을 구하고, 단위속력이 아님을 확인하라.
  7. 두 단위속력 매개변수화가 $u=s+c$($+$부호, 즉 방향이 같음)로 관계될 때와 $u=-s+c$로 관계될 때의 기하학적 차이를 설명하라.
힌트 / 정답
  1. $\dot\gamma=(-3\sin t,3\cos t,4)$, $\lVert\dot\gamma\rVert=\sqrt{9+16}=5$(상수). $s=5t\Rightarrow t=s/5$. 단위속력화: $\tilde\gamma(s)=(3\cos(s/5),3\sin(s/5),4s/5)$.
  2. $\dot\gamma(t)=e^t(\cos t-\sin t,\sin t+\cos t)$, $\lVert\dot\gamma(t)\rVert=e^t\sqrt2$. $s(t)=\int_0^t e^u\sqrt2\,du=\sqrt2(e^t-1)$.
  3. 정칙성에 의해 $\lVert\dot\gamma(t)\rVert>0$ 모든 $t$에서, 따라서 $ds/dt=\lVert\dot\gamma(t)\rVert>0$이므로 $s(t)$는 강증가.
  4. $\dot\gamma(t)=(2t,3t^2)$, $\dot\gamma(0)=(0,0)$ — 정칙이 아니다. 단위속력 재매개변수화의 존재 정리는 정칙성을 가설로 요구하므로 $t=0$ 근방에서 정리가 적용되지 않고, 실제로 이 곡선은 $t=0$에서 첨점을 가져 매끄러운 단위속력화가 불가능하다.
  5. $\gamma$가 단위속력이면 $\dot\gamma(s)$는 단위벡터이고($\lVert\dot\gamma(s)\rVert\equiv1$), 핵심 보조정리를 $n(s)=\dot\gamma(s)$에 적용하면 $\dot n\cdot n=\ddot\gamma\cdot\dot\gamma=0$.
  6. $\dot\gamma(t)=(\sinh t,\cosh t)$, $\lVert\dot\gamma(t)\rVert^2=\sinh^2t+\cosh^2t=\cosh(2t)\ge1$, $t=0$일 때만 $1$이고 그 외에는 $1$보다 크므로 단위속력이 아니다.
  7. $u=s+c$는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며 시작점만 평행이동된 매개변수화(같은 방향의 운동); $u=-s+c$는 곡선을 따라가는 방향이 반대로 뒤집힌 매개변수화(역방향 운동) — 이미지는 같지만 운동의 방향이 다르다.

관련 개념


  1. 원전 소개 — Pressley §1.2 Def. 1.2.1 — "The arc-length of a curve $\gamma$ starting at the point $\gamma(t_0)$ is the function $s(t)=\int_{t_0}^{t}\lVert\dot\gamma(u)\rVert\,du$." 

  2. 원전 소개 — Pressley §1.2 Def. 1.2.3 — "$\gamma$ is said to be a unit-speed curve if $\dot\gamma(t)$ is a unit vector for all $t$." 

  3. 원전 소개 — Pressley §1.2 Prop. 1.2.4 — "Let $n(t)$ be a unit vector that is a smooth function of $t$. Then $\dot n(t)\cdot n(t)=0$... if $\gamma$ is unit-speed, then $\ddot\gamma$ is zero or perpendicular to $\dot\gamma$." 

  4. 원전 소개 — Pressley §1.3 Def. 1.3.1 — definition of reparametrization via a smooth bijective map $\phi$ with smooth inverse. 

  5. 원전 소개 — Pressley §1.3 Def. 1.3.3 — "A point $\gamma(t)$... is called a regular point if $\dot\gamma(t)\neq 0$; otherwise $\gamma(t)$ is a singular point." 

  6. 원전 소개 — Pressley §1.3 Prop. 1.3.6 — "A parametrized curve has a unit-speed reparametrization if and only if it is regular." 

  7. 원전 소개 — Pressley §1.3 Cor. 1.3.7 — a unit-speed reparametrization corresponds to $u=\pm s + c$ for a constant $c$. 

  8. 원전 소개 — Pressley §1.3 Ex. 1.3.9 — for the twisted cubic the arc-length integral "cannot be evaluated in terms of familiar functions... an example of an elliptic integral." 

  9. 원전 소개 — Pressley §2.3 — "For the remainder of this book, all parametrized curves will be assumed to be regular."